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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내나는하루 May 24. 2024

난 가진 게 참 많은 사람이지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항상 불만이 많았다. 없는 것에 집중하고 부족한 것을 채우기 바쁜 인생을 살았다. 근데, 최근에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객관적으로 봐도 부족한 게 별로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좋은 직장에 서울에 자가 아파트가 있고 통장에는 잔고가 두둑하다. '근데 왜 내가 부족한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살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든 것이다.


객관적인 지표로 봐도 대한민국 상위 20% 안쪽으로는 충분히 들어가는 삶을 살고 있다. 항상 짜증 내면서 살 필요도 없고, 알 수 없는 공허함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 '왜 그렇게 살았지?'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여유 없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꼈다. 난 저렇게 살 필요가 전혀 없는데 왜 그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지? 인간으로서 더 훌륭함 품위를 지킬 수 있잖아.


나보다 가지지 못한 자에게 더 베풀 수도 있고 일도 허겁지겁 급하게 할 필요가 없다. 회사는 나 없이도 잘 돌아가고, 내가 일을 못하고 잘릴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나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내 몫은 넉근히 해내고 있다.


이제 나는 더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간단한 방법으로는 통장 잔고를 보면서 여유 있는 마음을 가져도 된다. 또는, 살결을 스치는 바람에 여유를 마셔볼 수도 있다.


세상사 마음먹기 달렸다는데, 이걸 해내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항상 있는 것에 초점을 두기로 한다. 없는 걸 찾아 헤매면서 알 수 없는 공허함 위에 붕붕 떠다니지 않기로 한다.


사람들에게 조금 더 친절하고 여유 있게 대응할 것, 여유가 된다면 더 배려해 볼 것, 등을 실천해 본다. 미워하는 마음이 드는 사람에게 좀 더 관대해져 보기로 한다.


또, 이 생각이 얼마 못 갈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이렇게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하루를 잘 지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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