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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내나는하루 Jun 28. 2024

나답게 살기

할 말 다하고 살자

나는 오랜 시간 동안 심리상담을 받아 왔다. 이제 거의 모든 회차가 끝나간다. 상담 선생님께서 마무리가 되어 가니, 중요한 조언을 하나 해 주셨다. “ㅇㅇ씨 답게 행동하고 ㅇㅇ씨 하고 싶은 대로 해”



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기대에 따라 행동하는 ‘역할 행동’에 충실했던 사람이다. 최초의 기억이 부모에게 감정을 강요받던 장면이었다. 아마 걷기를 막 시작했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부모님의 지인이 나를 안아 보고 싶어 했다. “@@아,  아줌마가 좀 안아볼까?”. 뭐, 나를 이뻐해 준다고 하니, 일단 나를 안는 걸 허락한다. 아줌마에게 이쁨을 좀 받은 후, 가만히 아주머니 품에 안겨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었다.


아줌마가 “ㅇㅇ이는 낯을 안 가리네~?”라고 했다. 우리 엄마는 “우리 딸은 낯 많이 가려요”라고 했다. 갑자기 나는 그 기대에 부응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별로 울고 싶지 않았는데, 갑자기 눈물을 터트려준다.


“으아앙~~~”


참, 돌부터 역할 행동을 하다니.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짠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꽤 눈치가 빠르고 똑똑한데?’라고 긍정 회로를 돌려본다. 아마 나는 이때부터 부모님과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았나 보다. 그래서 내가 자꾸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불면증에 시달렸나 보다.


이제부터는 나답게 살아보기로 작정한다. 내가 하고 싶을 말, 행동이 범법행위만 아니면 다 해보기로 한다.


일단, 불편한 관계에 있는 직장 동료에게 하고 싶을 말을 다 쏴대도록 한다. 니 일은 네가 하시라고 짚어준다. 아, 속이 시원하다. 사내 메신저로 찔끔찔끔 지질하게 다투던 것들을 면접에다 꽂아준다.


“동료님, 반말은 하지 마!”


아~ 밤에 잠이 너어무 잘 온다. 어제도 그제도 꿀잠을 잔다. 속이 시원하다. 이제부터 나도 남 눈치 안 보고, 남의 역할에 부응하기 위한 삶을 그만 살도록 한다.


남자친구가 기대했던 여자친구의 행동을 버리도록 한다. 능력 있고 착하고 순한 여자친구의 역할 행동을 위해 애쓰고 노력하던 모습을 이제는 집어던진다. 나는 할 말은 하고, 거부하고 싶은 것들은 거부할 수 있도록 한다.


이제 착한 여자친구 안 한다. 이제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게 된다면, 싫은 것은 명료하게 밝히도록 한다. “그거 싫어!”


피곤한 데도 불필요한 식당 탐방이나, 굳이 가고 싶지 않은 장소에 끌려가는 행동들은 관두기로 한다.



이제부터 나는 다른 사람이 된다. ㅇㅇ, 할 수 있어! 이제 나답게 행동하자! 이제 말 못 해서 속 끓이는 행동은 관두기로 한다. 다 말한다. ㅇㅇㅇ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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