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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내나는하루 Sep 22. 2023

어린 아이의 순수한 필촉, 장욱진1

장욱진 회고전을 다녀와서(첫번째)

  나는 전시회 다니면서 그림 보는 걸 정말 좋아한다. 우리나라 근현대작가중에서 이중섭 다음으로 좋아하게 된 작가가 바로 장욱진이다. ​


  장욱진 화백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이 되살아 나는 것 같아 너무 좋다. 그리고 그의 그림에는 가족애, 자연주의, 목가적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서 사모한다. 장욱진의 그림에서는 순수한 아이의 가족 사랑 느낌이 흘러 넘쳐서 너무 애정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은 수요일 야간에 무료로 전시 관람이 가능하다. 홈페이지에서 18:00 이후 관람 예매를 하게 되면, 미술관 입장료는 무료다. 단, 덕수궁 입장료 1000원은 반드시 지불해야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입장료는 겨우 2000원밖에 하지 않으니 굳이 수요일 야간 관람을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허나, 나는 2000원이라도 아끼고 싶은 절약 정신과 이번 주 일주일 내내 출근을 하는 것이 못 마땅한 마음에 조퇴를 써버리고 수요일 18:00 관람을 강행했다. 직장인에게 연차를 사용한다는 것은 정말 돈보다 소중한 자산을 사용한 셈이다.

  여튼, 각설하고 서울시청을 지나서 덕수궁 입구에 다다랐다. 요즘 궁궐은 교통카드가 되는 카드만 입구에서 태그하면 1000원이 자동 지불된다. 참으로 편리한 시스템이다.

  그렇지만, 나는 토스 체크카드를 사용하므로 지불불가라는 에러메시지를 확인하고 매표소로 다시 돌아간다. 메이저 카드사를 이용하지 않는 불편함이란 어쩔 수 없나보다. 좋은 체크카드 있으면 누가 추천 좀 해줬으면 좋겠다.


  매표를 하고 덕수궁 석조전을 보면서 열심히 길을 걷다보면, 좌측에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 보인다. 코린트식 화려한 장식적인 기둥에 뭔가 궁에 입장하는 듯한 계단을 오르면,  공주라도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일단, 들어가기 전에 코린트식 기둥 6개를 찍어본다.


  뉴욕에서 가봤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사이즈는 비교할 수 없지만, THE MET의 미니니 버전을 입장하는 기분으로 계단을 올라간다. 비가 오는 날이었기에, 우산 보관함에 우산을 가지런히 정리하여 보관하고 열쇠를 가방에 챙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직원분이 예매 내역이 있나 물어본다. 나는 미리 예매하였기에 예매 내역을 확인받고 입장한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중앙 로비에서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이라는 글귀를 보게 된다.  여기서 잠깐, 나의 미술관 관람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다. 먼저, 도슨트가 있는 전시의 경우에는 반드시 도슨트 시간에 맞추어 관람을 한다.

  도슨트가 소개하는 동선을 따라 걸으면서 주요 작품들에 대해 공부하고 전체적으로 한번 훑는다는 느낌으로 본다. 도슨트가 소개하는 작품들은 전시회 큐레이터와 협의하거나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으니 반드시 도슨트를 들어야 한다. 도슨트를 안 듣고는 전시를 제대로 느끼기엔 힘에 부친다.

  지금의 장욱진 회고전처럼 도슨트가 없는 경우에는 오디로 가이드를 활용하면 된다. 9월 26일 전까지는 장욱진 회고전은 도슨트가 없기 때문에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오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먼저 전시를 한바퀴 휘리릭 감상한다. 말이 휘리릭이지, 오디오 다 들으면서 관람하는데, 거의 1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1전시실로 돌아와서 오디오 가이드를 바탕으로 천천히 한 작품씩 음미하면서 감상하면 된다. 두 번이나 전시를 관람하기 때문에 그림에 대한 감상 폭이 깊어지고 관람료 본전도 찾을 수 있고 더불어 걷기 운동도 많이 할 수 있어서 강추하는 나만의 미술 전시 감상법이다.

  전시는 4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1층에서 1,4전시실을 관람할 수 있고 2층에서 2,3전시실을 보면 된다. 1층에서 1전시실을 먼저 들어간다. 1전시의 주제는 '고백_내 자신의 저항 속에 살며'이다.



   1전시실을 들어서자마자, 장욱진의 '자화상'을 먼저 볼 수 있다. 흔히, 서양 화가들의 자화상이라 하면 큰 캔버스 정중앙에 화가의 모습이 커다랗게 나오기 마련이다. ​


  근데, 장욱진의 자화상은 키 큰 성인 남성의 손바닥 정도밖에 안되는 사이즈의 캔버스에다가 정중앙에 커다랗게 얼굴을 그린게 아니다. 오히려, 본인 전체의 모습을 캔버스의 1/4~1/5 크기밖에 되지 않게 그렸다.

  뭐,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독서를 통하여 학습을 하고 간지라 실망스럽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캔버스의 크기가 작은 것이 너무 아쉬웠다. A4 용지 크기 정도의 캔버스에만 그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아쉬움을 남기기엔 그림이 너무 아담하고 빛깔이 곱다. 가까이서 보자니, 그의 붓터치가 고흐 고유의 그것과 유사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느다란 붓을 뉘어서 꼼꼼하게 작성한 필촉이 고흐를 생각나게 했다.  

  그의 그림에는 4마리의 까치와 강아지가 자주 등장한다. 4마리의 새는 자식들을 묘사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작은 검둥개는 키우던 강아지라고 알고 있다. 제자가 장화백에게 "선생님, 새는 저렇게 줄지어서 날아가지 않는데요?" 라고 물었더니, 화백 왈 "응, 내가 시켰어"라고 하셨단다. 참으로 위트있고 자상한 분이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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