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은 Jan 31. 2024

강박

완벽주의와 자기 검열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나는 이전보다 내가 더 나은 사람, 좋은 사람이 되었는지에 대한 강박에 시달린다. 무탈한 한 해를 보냈다면 충분했다고,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는 한편, 나는 이전보다 더 발전하고 성장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나는 스스로가 더 좋아지고 나아지고 싶은 강박을 가지고 있다. 완벽주의에 시달리고 있다. 가령 지난날에 느꼈던 나의 단점을 조금이라도 고칠 수 있었는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는지에 관한 척도를 내 스스로 매기는 것이다. 적당한 강박증은 나를 살게 한다. 긴장하고 살지 않으면 놓치는 것들이 많고, 그것들이 후회로 남겨지곤 했기에 그것을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고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이 있어서 자기 검열을 반복적으로 하는 편이다.


나는 자기 검열이 부정적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스스로 검열하고 반성하며 나는 나 자신을 존중하고 아낄 수 있으며, 내가 나를 아끼는 방식을 통해 타인을 아끼고, 배려하고 보살피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완벽주의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고, 전부 내려놓고 자유로워지고 싶을 때가 있는데 감정과 이성이 거리를 두는 탓에 쉽게 자유로워질 수 없는 것 같다.


내가 건강하다고 느끼면 내가 추구하는 방식이 나에게 적합하고 옳은 방식일 수 있지만 나는 아직 나에게 쉽게 너그러워지는 사람이 되지 못했다. 강박 없이도 오래도록 내 품에 원하는 것들을 껴안는 방법을 알고 싶은 요즘이다.

작가의 이전글 불가피한 이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