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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 Jul 29. 2024

눈에 보이지 않아도

삶의 모양

나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이미 나를 채우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들의 결속력에 의해 만들어진 삶의 모양을 따라 살아간다. 서로를 끈끈하게 붙잡고 있는 내면의 믿음들은 나를 무엇이든 가능하게 만드는 인간으로 탄생시킨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더라도 다시 짚고 일어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내가 예측할 수 없는 사고들, 가령 건널목을 건너다 교통사고가 나는 것처럼 사실 마음속에서도 언제든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된 건널목이나 신호등처럼 불쑥 찾아올지도 모르는 사고를 방지해 주는 역할은 자신에 대한 믿음들이 대신해 줄 수 있으며, 그것이 나를 살게 하며 삶의 모양을 만든다. 이 믿음은 하루아침에 금방 생기는 것이 아니다. 고뇌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외적 경험과 내적 경험이 여러 번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가변적이다. 가변적이기에 삶의 모양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해 주고, 알고 있었던 것들과 몰랐던 것들이 합쳐져 도출되는 나의 여러 가지 색깔을 마주하는 재미를 부여한다. 자신에 대한 확신은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와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버팀목이 된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필연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필연과 우연이 합쳐져 비로소 삶의 모양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눈에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생각과 감정, 믿음에도 세세한 관심을 가지는 일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이렇게 만들어진 삶의 모양이 이루어졌어도 내가 원하는 모양과 다른 모양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되었다면 그때부터는 단단한 나의 신념과 그것의 결속을 믿고 차근차근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조각하면 될 것이다. 삶의 모양에 이름을 붙인다면 나는 “영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힘이 사라져 없어질 때까지 정성을 들여 이를 조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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