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처음 만난 날
그녀를 만난건 내가 베트남에 파견 오고 나서 첫 생일 다음 날이었을 거다.
그때 사무실과 집까지는 차로 한 40분 정도 되는 거리였다.
베트남에는 zalo라는 앱이 있다.
한국의 카카오톡 같은 국민 메신저앱이다.
zalo에는 카카오톡에는 없는 특이한 기능이 있었는데 nearby라는 기능인데
주변 3km 내로 모든 사람들의 프로필이 뜬다는 거다.
성별, 나이 같은 것을 조정해서 원하는 사람만 볼 수 있었는데
마치 데이팅 앱처럼..
신기하게도 내 사무실은 호찌민에서 제일 중심가여서 꽤 많은 미모의 여성들이 nearby에 떠있었다.
그래서 예쁜 여자들 보면 전부 친구추가를 걸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친구신청받으면 말 걸어서 같이 밥도 먹고 친구도 사귈 심산이었다.
잘되면 여자친구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그렇게 퇴근시간마다 매일 그렇게 했더니 내 zalo에는 꽤 많은 여자들이 친구추가 되어있었고
그녀는 그중에 하나였을 거다
생일이 되면 카카오톡처럼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라며 상단에 이름이 뜬다.
그때는 내 생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생일 축하한다며 메시지를 보냈었다.
그중에 거래처 사장들,, 거래처 직원들.. 수많은 메시지 중에 한 여자가 눈에 띄는데 프로필 사진을 보니 참 예쁘게 생겼다.
단발에 귀여운 고양이처럼 생겼었다.
단순히 예쁜 게 아닌 어딘지 모를 고귀함? 품격 같은 게 있었다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How did you know me?"
"I don't know either. We're already friends on zalo."
그래?
그러면 너에 대해서 알고 싶으니 내일 저녁 Nguyễn Huệ 거리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녀는 ok 하고
다음 날 응우엔 후에 거리 어디서 만나자고 한 적도 없는데
어떤 버블티 가게 앞에 서있는 그녀가 보였다.
한눈에 알아봤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유독 빛이 났었다.
반갑다고 하고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데 큰일이다..
그녀가 영어를 못한다.
짧은 베트남어를 써가며, 번역기를 돌려가며 손짓 발짓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녀는 일본어 전공을 해서
내가 고등학교 때 배운 일본어 섞어가며..
답답해서 거래처 사장님한테 전화해서 통역 좀 해달라고 하고...
그녀가 웃길 바랬다.
한국말이 통했으면 정말 즐겁게 해 줄 자신 있었는데
다행히도 그녀는 날 보며 귀여운 듯이 웃음을 보였다.
2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이 마치 5분이 지난 것처럼 흘러갔다.
내 평생 이렇게 예쁜 여자와 데이트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참 닮은 구석이 많다.
성격, 취미..
느낌? 같은 게 비슷했다.
참 신기했다.
한국도 아닌 3500km 떨어진 이 땅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니 그것도 여자가..!!
그렇게 사랑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