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율이나 규칙이라는 단어는
안전과 질서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인상을 풍긴다.
그래서 억압과 강제로 다가오기도 한다.
규칙이나 규율 속에서
안정감과 질서를 느끼는 이들은
이것이 안전한 울타리라 여겨 선호한다.
하지만 억압이나 강제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규율과 규칙은 벗어나고 싶은 답답한 테두리에 지나지 않는다.
정해진 규율도 중요하고
때로는 규율을 벗어나는 자유도 중요하다.
살다 보면 정해진 규율에서 벗어나면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기도 하니까.
어느 쪽에 가까운 유형이든
규율과 자유, 해방과 구속
둘 사이에는 균형이 중요하다.
책 속으로
농장의 하루가 시작되면
거위들은 대장 이고르의 구령에 맞춰
연못으로 내려간다.
행여 줄을 흐트러뜨릴까 조심조심하면서!
일사천리로 박자를 착착 맞춰 걸어가는 거위들이
자랑스러워 흐뭇해하는 대장 이고르
재미있는 건 다른 동물 중 아무도
거위들이 왜 이렇게 줄을 맞춰 걸어가는지
아는 이가 없다는 사실~
위풍당당한 거위 행렬이 이어지던 그때
마치 미운오리새끼처럼
박자를 흐리게 만든 꼬마 거위 지타,
이고르는 행진을 멈추고 사나운 눈길로
줄을 흐트러뜨린 지타를 보며 화를 낸다.
지타, 줄을 흐트러뜨린 게 너냐? 오자마자 왜 말썽이야?
<발맞춰 걷는 건 싫어!> 본문
이고르는 지타에게
거위 대열에 낄 자격이 없다며
다른 거위들이 다 내려간 다음에 내려오라고 쏘아붙인다.
지타는 다른 거위들의 차가운 눈길을 받으며
고개를 숙인 채 농장으로 올라간다.
혼자가 된 지타,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한다.
시키는 대로 잘하고, 딴생각도 안 하는데
왜 자신은 다른 거위들처럼 못 하는지……
슬픔에 빠진 지타가 훌쩍거리며 걷는다.
철퍽, 철퍽, 철퍼덕, 쿨쩍 철퍽
…
철퍽, 쿨쩍 철퍽, 철퍼덕, 쿨쩍 철퍽
철퍽, 쿨쩍 철퍽, 쿨쩍 철퍼덕, 쿨쩍 철퍽
<발맞춰 걷는 건 싫어!> 본문
슬픔에 잠겨 훌쩍거리며 걷는
지타의 발걸음 소리에 다른 동물들이
하나둘 흥미를 갖기 시작한다.
나무를 쪼던 청딱따구리도,
도랑에서 먹이를 찾아다니던 암탉도,
당나귀와 암소도,
풀밭에서 풀을 뜯던 양도,
칠면조, 개구리, 말까지
지타의 발걸음 소리를 음악이라 여기며 끼어든다.
드디어 연못에 다다른 지타 뒤에는
어마어마한 동물 친구들의 행렬!!
이날 이후 발맞춰 걷는 행진은 끝이 나고 만다.
이제 이고르가 구령을 붙여도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농장의 모든 동물들은 지타가 연못으로 내려가기만을
목을 빼고 기다린다.
안전을 위협하거나
혹은 사회 질서를 해치는 행위가 아니라면
모두 똑같은 틀 안에 갇힐 필요는 없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세는 그 자체로 가치 있다.
민주적인 의사 결정 과정이 생략된,
자유 의지가 배제된 규율은
독재에 불과하고
규율을 따르게 할 명분이나
설득할 힘을 얻지 못한다.
그러므로
지타 만세!!
책 밖으로
<발맞춰 걷는 건 싫어!> 독후활동
★ 아침 해가 밝아 농장의 하루가 시작되면 대장 이고르와 거위들은 어떻게 하나?
★ 거위들의 행렬은 어떻게 이어지나?
★ 거위들이 줄을 착착 맞춰 걸어가는 이유에 대해 다른 동물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생쥐, 늙은 염소)
★ 지타는 왜 훌쩍거리며 걸어갔나?
★ 훌쩍거리며 걷는 지타를 보며 다른 동물들은 어떻게 행동했나?
★ 지타의 행렬 이후 다른 거위들이 더 이상 대장 이고르의 말을 듣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 내가 만약 다른 거위였다면 발맞춰 걷는 행렬을 계속했을까?
지타의 행렬에 함께 했을까?(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