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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작정 고전문학 읽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감상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총 페이지 1700페이지
소요시간 20일 (1권 2주, 2권 5일, 3권 2일)
총 시간 22시간 (1권 12시간, 2권 5시간 3권 5시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를 약 20일 정도, 하루에 1~2시간 동안 꾸준히 읽어 결국 다 읽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생각 없이 고르고 읽기 시작했다. 단순히 죄와 벌이 재밌어서,도스토옙프스키가 좋아서 나는 책을 골랐고 그렇게 안일한 생각으로 고른 대가는 처참했다.

1.처음 만난 난관
가장 먼저 나에게 고통스럽게 한 것은 인물 명칭이었다 첫 줄에서는 분명히 a라고 말했는데 두 번째 줄에서는 b라고 말하는 러시아 소설은 나에게 크나큰 고통으로 다가왔고 나는 결국 필기를 하면서 하나하나 관계 정리를 하면서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 나를 고통스럽게 한 것은 바로 종교 이야기였다.
종교에 관심이 많지만 내가 19세기 러시아 종교를 알지는 않았고 그들이 말하는 종교 문제점을 계속 읽다 보면 나는 이게 무슨 소리지... 하면서 뇌 정지가 되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래서 다 이해한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그저 흐르는 물같이 그 이야기를 따라가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읽으니 내용은 다 이해 못 하지만 도스토옙프스키의 특유의 필력에 빠질 수 있었다.

2.도스토엡프스키의 매력
도스토옙프스키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필력에 있다 단순히 나는 힘들다 이 감정을 5페이지로 늘릴 수 있는 게 도스토옙프스키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글은 하나같이 길고 복잡하다. 당장 그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에서 맨 처음 등장인물을 설명하는 파트가 50페이지나 되고 나중에 재판에서 검사가 최후의 변론을 하는 분량이 약 70페이지가 된다. 그 정도로 그는 복합적인 글을 길게 쓸 수 있고 이것이 단순히 분량 늘리기로 볼 수 있지만 충분히 재밌고. 흡인력 있게 쓰는 것이 그의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3.책의 매력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심리묘사를 하나하나 보며 나는 단순히 책을 본다는 생각을 넘어 완전히 그 상황에 있었다. 드미트리의 재판이 열릴 때 묘사는 내가 배심관이 되어 그가 과연 죄가 있나? 이렇게 고민하는 갈등을 만들어 몰입하게 되었고. 카테리나 집 앞에서 드미트리가 알류사에게 자신의 계획을 다 말하는 장면에서는 내가 알류사가 되어 그의 광기를 체험할 수 있었으며, 일류사의 장례식에서 아버지가 울 때는 내가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울컥"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무엇인가? 누군가 이렇게 물으면 나는 1권 마지막에 나오는 대심문관이라는 파트를 말하고 싶다. 무신론자 이반이 수도승인 알료상에게 말하는 자신의 종교에 대한 생각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생각하고 그가 말하는 종교에 대한 비판은 우리에게 종교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것을 말하면서도, 그것을 반박하는 논리는 진짜 완벽하다고 극찬하고 싶다.

4.다채로운 캐릭터들의 모습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왜 재밌었냐고 물어보면 위에서 말한 종교적인 질문도 있지만 캐릭터들에 매력에도 있다고 생각한다. 탐욕과 방탕을 일삼는 아버지라는 캐릭터, 그리고 그와 비슷하게 방탕한 생활을 하는 첫째 아들, 무신론자 둘째 아들, 수도승 셋째 아들, 그 외에 나오는 캐릭터들도 우리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돈이 없어 가난하지만 명예를 지키려고 하는 어느 한 퇴역한 관리원,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여 피고인에게 죄가 없다고 배심원들을 설득시키는 변호사 등등 하나같이 나에게는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다가왔고 그래서 몰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메인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카라마조프가의 3명의 아들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이었다. 망나니처럼 살아가지만 결국 자신의 명예와 자신감을 생각하는 드미트리를 보며 나는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명예랑 자신감이 무엇인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가 체포되어 자신이 경찰들 앞에서 받는 취급을 보면서 심리적으로 고통받는 장면은 나에게 안쓰럽다,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둘째 아들 이반은 위에서 말한 무신론적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생각을 펼치고 그가 스메르자코프에게 사건의 전말을 듣고 자신이 살인을 자초했다는 생각을 하며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같이 괴로워했다. 마지막으로 알료샤를 보면서, 그의 순수함과 선함을 보며 나는 그를 응원하고 그가 리즈랑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서는 단순히 활자를 상상하는 거지만 그것을 보며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고 달달한 장면이었다.

많은 이야기가 남아있지만 이미 너무 많이 써서 글은 여기까지 써야할거같다.

다음편에서는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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