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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고전 문학읽기 "카탈로니아 찬가"

제목:카탈로니아 찬가

페이지:302p

걸린 시간:4시간, 3일




1. 책을 고른 배경

솔직히 말하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골랐다. 누군가 추천해 줘서, 골랐다기보다는 그저 작가, 조지 오웰을 보고 동물농장, 1984를 재밌게 봤으니 그냥 저 책도 재밌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책을 구매해서 읽었다.




2. 책의 큰 줄기

책은 크게 조지 오웰이 직접 경험한 일지와 그가 서적을 뒤지면서 찾은 스페인전의 현황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2-1 조지 오웰의 경험담

조지 오웰은 자신이 의용군으로 스페인 내전 전장을 나가고 그것을 기록했다. 처음에는 파시스트를 한 명이라도 죽인다는 포부로 시작한 그였지만 그는 서서히 갈수록 자신이 그저 보급만 축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큰 회의감을 느낀다. 처음에 나타나는 그의 포부와 전쟁을 겪으면서 바뀌어가는 그의 좌절을 대조하는 것은 이 책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때, 그가 복무하던 부대의 상황을 보여주는데, 기본적인 보급도 제대로 안 이루어져서 병사들이 제대로 전투를 못하는 상황이 묘사된다. 보급이 아예 오지 않거나 온다고 해도 보급이 굉장히 부실하여 총이 몇 번만 쏴도 고장 나는 상황을 보여준다. 심지어 부상병들의 소품을 약탈하는 상황도 그리며 당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제시된다.
그렇게 보급이나 부대 상황은 자세하게 그려주지만 반대로 전쟁 소설 속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전쟁 영웅적 이야기나, 멋진 전투를 승리하는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주변 사람들을 묘사하면서 주변 사람들도 전쟁에 피로함을 느끼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군이 아군의 적기를 다시 찾아내지만 그것을 걸레로 쓰는 장면은 얼마나 이들의 목표가 전쟁의 승리와는 멀어진 그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 책은 단순히 전쟁 소설이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처음에 자신의 신념으로 참전한 의용군의 좌절을 볼 수 있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오웰이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탈출하는 장면도 나온다. 그가 속한 통일노동자당이 위기에 몰려 자신의 동료들이 체포될 때 그는 숨어가면서 전역증을 찢으면서 최대한 도망할 갈려고 이곳저곳 피난 가는 그의 모습은 크나큰 긴장감을 준다. 또한, 언론인인 측면에서도 그는 많은 것을 보여준다




2-2 그가 설명하는 스페인 내전의 현황

조지 오웰은 단순히 전쟁만 기록하지 않았다. 그가 스페인 내전의 언론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카탈로니아 찬가에 길게 서술되어 있다. 그들이 전쟁을 이기기 위해, 군사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 날조된 기사를 쓰고 그것으로 선동하는 장면을 보며 조지 오웰은 "편견 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가능하지 않다"라고 말할 정도로 선동 방대했다고 표현한다. 아나키즘, 파시스트, 공산주의자 3세력이 서로 다른 기사를 쓰며 통제한다는 것을 작가는 계속 설명한다. 이를 보면서 그 이후 조지 오웰을 소설 1984에 등장하는 주인공 윈스턴이 진리니 부에서 역사를 하나하나 수정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이러한 여론 검열과 조작이 후대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사실 이에 대해서 더 설명하고 싶지만 내가 이 부분을 졸면서 봐서 솔직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4. 소신 발언..

이렇게 길게 감상을 말했지만 좀 지루했다. 단순한 문학 형식이 아닌 설명문처럼 스페인 내전을 설명하고 문학보다는 비문학 느낌이 강해서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특히나 중간중간 나오는 스페인 내전 전황 설명이나 그들이 저지르는 여론 조작을 이야기할 때는 솔직히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실 카탈로니아 찬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소설이 아니라 르포르타주라는 형식의 문학 장르여서 그럴 수밖에 없던 거였다. 사실과 객관성을 담은 기사 형식의 장르였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에게는 지루했고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은 고전 중 가장 재미없었다. ㅋㅎㅋㅎㅋㅎㅋ....그러나 이점은 나에게 큰 교훈을 알려줬다.




5.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사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은 후 내가 책장을 볼 때마다 든 생각이었다."읽을 책이 없네"의 생각은 책을 계속 방치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유튜브로도 계속 "~이가 추천하는 책 100권"이런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무슨 책을 살지 고민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내가 재밌는 책을, 나에게 교훈을 주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동안 읽으며 하나하나 읽어야 한다는 시간적 가치와 내가 그 시간 동안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는 강박이 은연중에 계속 잡혀있었나 보도. 이 관점에서 본다면 카탈로니아 찬가는 나에게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5시간 동안 읽었지만 솔직히 제대로 된 평가도 하기 어려웠고 내 머릿속에는 그저 스페인 내전이 이런 거구나 이런 얇은 생각만 생겼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1984를 떠올리면서 여론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의용군으로 파병한 주인공이 서서히 전쟁의 의문을 던지는 장면을 보며 나도 똑같이 회의감이 들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성공적인 시도였다. 그리고 내가 "만 19세가 무작정 고전문학 읽기"시리즈를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온전하게 책을 즐기고 나만의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봤을 때, "그럼 이렇게 다양한 책을 접하면서 내가 어떨 때는 재미없다고 느끼고 지루하다고 느끼는 것도 하나의 이야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단순히 "어떤 책을 봐야 유익할까?"라는 관점에서 그냥 하나하나 읽으면서 즐기는, 독서를 온전히 즐기려는 목적으로 변경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 이상 내가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에 매몰되는 것이 아닌 앞으로는 그저 내가 재밌어보인다고 생각하는 책을 읽으며 감상을 쓰겠다는 생각을 이번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으며 다짐하게 되었다





6) 마무리

카탈로니아 찬가,르포르타주라는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서술을 보여주는 이 책은 나에게 따분하고 지루한 책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렇게 지루하다고 느끼는 순간순간마다 나는 생각을 하며 다양한 사고를 했고 이는 내가 책을 어떻게 즐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들었다. 가장 지루한 시간이었지만 역으로 나에게 이 시리즈를 쓰면서 가장 값진 교훈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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