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
차갑기는 했지만, 살을 베는 느낌은 아니었다.
숨을 들이마셔도 목이 덜 아팠다.
겨울이 끝나간다는 걸, 그날 나는 고양이에게서 먼저 배웠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창문을 열었다.
이전 같았으면 엄두도 내지 않았을 행동이었다.
차가운 공기가 들어왔지만, 바로 닫고 싶지는 않았다.
바깥 공기에는 미세하게 흙 냄새가 섞여 있었다.
창밖을 내려다보니, 고양이들이 늘어 있었다.
어제는 한 마리였는데, 오늘은 세 마리였다.
햇볕이 드는 자리로 몸을 옮기며, 서로 간격을 조정하고 있었다.
말은 없었지만, 합의는 끝난 것처럼 보였다.
“봄 오냐?”
내가 물었다.
고양이 한 마리가 눈을 가늘게 떴다.
대답 대신, 몸을 길게 늘였다.
그 움직임 하나로 충분했다.
그날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빨리 흘렀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시간을 버린 느낌도 아니었다.
커피를 두 잔 마셨고, 복도를 한 번 돌았고, 다시 자리에 앉아 메모장을 열었다.
글을 쓰려는 건 아니었다.
그냥 적고 싶었다.
‘오늘은 햇볕이 어제보다 따뜻했다.’
그 정도의 문장.
크루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직은 이 정도를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점심시간이 되자, 나는 사무실을 나섰다.
처음으로 회사 주변을 조금 걸어보기로 했다.
늘 지나다니기만 하던 길, 그 옆에 작은 화단이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흙 위로 아주 작은 새싹이 올라와 있었다.
“이런 게 있었네.”
누구에게 하는 말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말이 허공에 흩어지지 않고 어딘가에 닿은 느낌이 들었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내 앞을 가로질렀다.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았다.
잠시 멈춰 서서 나를 올려다봤다.
“그래, 나도 알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아직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대기발령은 끝나지 않았고, 퇴직 날짜는 그대로였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전부 기다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하게 됐다.
오후 햇볕이 사무실 바닥에 길게 들어왔다.
그 빛 위로 먼지가 떠다녔다.
예전 같았으면 더럽다고 느꼈을 장면이, 그날은 묘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퇴근할 무렵, 크루소가 잠깐 나타났다.
문 옆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
그는 나를 한참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You changed.”
변했다는 말.
나는 부정하지 않았다.
“조금.”
그는 더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그는 예전처럼 자주 나타나지 않았다.
겨울이 끝난다는 건, 갑자기 따뜻해지는 게 아니라 차가움이 당연하지 않게 되는 순간이라는 걸 나는 그날 처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