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옥상 흡연장에서 오가는 대화는
대개 주식시장 이야기였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복권 판매량이 늘어난다는데,
요즘 사람들이 주식에 몰입하는 것도
어쩌면 사는 게 팍팍해서일지 모른다.
일일이 확인해 본 적은 없지만,
사무실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테슬라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는 몇 년 전부터
그 대화에 끼지 못했다.
부모님에게서
주식 같은 건 절대 손대지 말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젊은 시절, 부친이 주식으로 전 재산을 잃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다짐했다.
자신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고리타분하다, 원리원칙주의다 하는 말을
그는 자주 들었다.
그런 성격 탓에
주식과 관련된 정보 자체를 아예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정년퇴직을 두 해 앞두고 있다.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 아내와 맞선으로 결혼해
두 아이를 두었다.
큰 다툼 없이 살아왔다.
겉으로 보기엔 금실 좋은 부부였다.
하지만 실상은
그다지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아내와 잠자리를 하지 않은 지도
벌써 수년이 지났다.
서로 불만을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는 지금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
본사가 있는 수도권에서 함께 살았지만
승진이 번번이 미뤄지며
지방 발령이 났다.
회사가 마련해 준 사택에 들어갔고,
주말마다 집에 올라왔다.
최근 몇 년은
한두 달에 한 번 올라가는 수준이었다.
거의 혼자 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