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승진 발표를 앞두고 회식이 이어졌다.
그도 승진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날은 발표 당일이었다.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셨던 모양이다.
다음 날, 기억이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그 와중에
평소 친하다고 생각했던 송 대리와의 언쟁이 떠올랐다.
“과장님, 그만 드시죠. 오늘 평소보다 많이 드신 것 같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아. 송 대리, 나가서 한 잔 더할까?”
“아닙니다. 들어가서 할 일이 있습니다.”
“퇴근했는데 무슨 할 일? 한 잔만 더 하고 가.”
“싫습니다, 과장님.”
“싫어? 내가 승진 못 해서 그러는 거야?”
“그런 게 아닙니다. 진짜 할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다들 내가 싫지? 나도 알아. 그래도 이렇게까지 할 건 없잖아.”
“과장님도 주식 한번 해보세요. 그래야 요즘 사람들하고 대화가 됩니다.”
“주식? 난 절대 안 해. 다들 일은 안 하고 주식이나 코인만 하면 되겠어?”
“일하면서 틈틈이 합니다.”
“그래? 그걸 누가 믿어.”
“믿지 마십시오. 과장님은 평생 그렇게 사시면 됩니다.”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무시하는 게 아니라… 답답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죄송합니다.”
“직장인은 월급 받아서 저축하며 사는 게 정답이야.”
“월급이 넉넉하면 다들 주식 안 합니다. 쥐꼬리만 한 월급에 야근, 주말 근무까지 하니까 빨리 돈 벌어 나가려는 겁니다.”
술김에 오간 말이었지만
그의 마음 한쪽이 걸렸다.
주식이 정말 나쁜 것이라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까.
어쩌면
그가 가진 생각이
편견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