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다니던 대학교는
시내에서 꽤 떨어진 외곽에 있었다.
대학 시절 가장 친하게 지냈던 동창이
그곳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라
떠나기 전
작별 인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간을 내 들르기로 했다.
미리 연락하고 간 것은 아니라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거의 30년 만에
캠퍼스를 걸었다.
잠깐이었지만
누렇게 바랜 잔디밭을 바라보고 있으니
매캐한 최루탄 냄새와
막걸리 쉰내가 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러나 그 기억도
이내 사라졌다.
그가 수업을 들었던 인문대 건물은
이미 자취를 감췄고,
낯설고 생소한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오랜만이다.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야?”
“이제 곧 집으로 올라가. 작별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래?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구나.”
“그러게.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어.”
“나도 요즘 그 생각 많이 하게 돼.”
“버티다 보니, 여기까지 와버렸네.”
한동안 두 사람은
말없이 차만 마셨다.
할 말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어떤 말로도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온
각자의 삶에
위로나 격려가 되지 않는다는 걸
서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