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캠퍼스를 거닐다

by 가을하늘 추천

그가 다니던 대학교는
시내에서 꽤 떨어진 외곽에 있었다.

대학 시절 가장 친하게 지냈던 동창이
그곳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라

떠나기 전
작별 인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간을 내 들르기로 했다.


미리 연락하고 간 것은 아니라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거의 30년 만에
캠퍼스를 걸었다.

잠깐이었지만

누렇게 바랜 잔디밭을 바라보고 있으니
매캐한 최루탄 냄새와
막걸리 쉰내가 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러나 그 기억도
이내 사라졌다.

그가 수업을 들었던 인문대 건물은
이미 자취를 감췄고,

낯설고 생소한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오랜만이다.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야?”

“이제 곧 집으로 올라가. 작별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래?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구나.”

“그러게.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어.”

“나도 요즘 그 생각 많이 하게 돼.”

“버티다 보니, 여기까지 와버렸네.”


한동안 두 사람은
말없이 차만 마셨다.

할 말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어떤 말로도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온
각자의 삶에

위로나 격려가 되지 않는다는 걸

서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전 04화4화. 동창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