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그는 처음으로
초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했다.
초등학생 때 좋아했던 여자아이를
볼 수 있을 거라는
작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다.
세월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법이다.
이제는 오십 대 후반의
평범한 여인이 된 모습을 보며,
추억은 상상 속에서
점점 미화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
“나 김 OO야. 부반장이었던.”
“와! 오랜만이야. 얼굴이 많이 변했네.”
“그래? 넌 그대로인 것 같은데.”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아무튼 잘 왔어. 반가워.”
“나도 반가워.”
“지금 어디서 살아?”
“집은 OO인데, 직장 때문에 주말부부 중이야.”
“오!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할 수 있다는 그거. 부럽다.”
“생각만큼 그렇게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야.”
“나도 너처럼 주말부부 한 번 해봤으면 좋겠네. 우리 남편이 좀 귀찮게 해야 말이지. 호호호.”
모두 변해버린 모습이 낯설었고,
처음 참석한 동창회라서인지
자리에 앉아 있는 내내 어색하고 불편했다.
결국 급한 일이 생겼다고 둘러대고는
먼저 자리를 빠져나왔다.
차라리 오지 말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