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이곳은
사실 그의 고향이었다.
그는 떠나기 전
추억이 깃든 장소들을
차례로 돌아보기로 했다.
먼저 찾은 곳은
그가 다녔던 초등학교였다.
지금은 차가 양방향으로 오가는
넓은 도로가 생겼지만,
그가 다닐 때만 해도
차 한 대가 겨우 지날 만큼
좁은 골목길이었다.
등굣길에 늘 지나치기만 했던
학교 앞 슈퍼마켓은
커다란 문구점으로 바뀌어 있었다.
무언가 필요해서라기보다는
그냥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곳에서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문구점 사장이었다.
“이야, 이게 누구야. 여기서 이렇게 널 만날 줄이야.”
“그러게. 신기한 일이네. 아무튼 반갑다, 친구야.”
“그래. 반갑다, OO야. 넌 옛날 얼굴이 아직 그대로인 것 같은데.”
“너도 마찬가지인데.”
“그래 보여? 그럼 다행이고. 집사람이 요즘 하도 늙어 보인다고 잔소리를 해서 노이로제 걸릴 지경이라니까. 하하하.”
그는 여전히
동창들과 연락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조만간 동창회가 있으니
꼭 참석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