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학교 앞 자취방

by 가을하늘 추천

이왕 오랜만에 대학교에 온 김에

예전에 자취하던 원룸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왠지 꼭 보고 가야 할 것만 같았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당시에는
허허벌판에 그 건물 하나만
덩그러니 서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한참을 헤맨 끝에야
비로소 낯익은 골목에 닿을 수 있었다.

대학교 주변인데도

술집과 노래방,
무인 모텔들이

우후죽순처럼
무질서하게 들어서 있었다.


콘크리트 건물조차
세월 앞에서는
무력해지는 모양이었다.

가 살던 원룸은
주변 건물들에 비해
유난히 낡고 칙칙해 보였다.

당시에는 꽤 높고 튼튼해 보였는데,

지금은 더 높고 화려한 건물들에 둘러싸여
나지막하고 초라해 보였다.


하지만 익숙한 건물이 눈에 들어오자
불안하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안도감이었다.

고작 잠시 머물렀던 원룸을
다시 본 것뿐인데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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