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가 깜빡이고 있다.
깜빡 깜빡 깜빡 깜빡
뭔가를 자꾸만 입력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다.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깜빡
솔직히 오늘은 쓸 말이 없다.
깜빡 깜빡 깜빡 깜빡
미안하다.
이 글은 30년 가까이 복무하다
전직 지원 기간에 들어가는 어느 군인이 쓴 글이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3개월째 출근하며 써온 글 중 하나라고 했다.
깜빡이는 커서를 향해
오늘은 쓸 말이 없다며
미안하다는 말을 건넨다.
매일 써야 한다는 생각,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순간.
그는 그 앞에 앉아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비록 서툴지만
오늘도 무언가를 쓸 수 있었다.
- 어느 작가지망생의 감상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