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배스 루어낚시에 관한 소설을 쓰고 싶었다. 배스는 어떤 물고기이고, 루어낚시는 어떻게 하고, 어떤 즐거움을 주는지 쓰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소설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다 쓰고 나면 배스 루어낚시 입문서나 낚시에 관한 수필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큰입배스>와 <작은입배스>였다.
<큰입배스>는 퇴사를 앞둔 노총각 M과 병든 여동생을 돌보는 K를 등장시켰다. 강가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었지만, 큰입배스 루어낚시를 통해 친구가 되었다. <작은입배스>는 미국에서 유학 중인 J가 여행 중인 Y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면서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다는 내용인데,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이 바로 작은입배스가 잘 낚이는 낚시터였다.
사실 <작은입배스>는 농담처럼 시작한 글이었다. <큰입배스> 연재가 끝나갈 무렵, 다음 소설에 대해 생각하다가 '작은입배스'를 떠올렸다. 아마도 독자들은 작은입배스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이 작가 뭐지? 정말로 썼잖아! 그런 장면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작은입배스>는 길게 쓰지 않았다. 결말도 열어두었다. Y가 J에게 선물한 작은 상자에는 뭐가 들어있었는지, 두 사람은 일 년 뒤 다시 한국에서 만났는지, 그래서 연인이 되었는지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기로 했다. 그게 더 나을 것 같았다.
두 소설의 마지막 결말에 의도적으로 똑같은 문장―오늘따라 물비린내가 유난히 짙게 느껴졌다―을 사용했는데, 이건 두 소설이 하나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였다. 예전에 썼던 <김 과장 이야기>와 <은주>가 시점은 다르지만 같은 이야기였던 것처럼, <큰입배스>와 <작은입배스>는 내용은 다르지만 배스 낚시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 글이 두 소설의 '작가의 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철 강이나 저수지에서 물비린내가 짙게 느껴지는 건 물고기의 짝짓기 때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