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부르는 가수 되기
1993년 3월 영남대학교를 입학했다. 지금은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지만, 대학교에 다닐 그 당시만 해도 전국적으로 학교 주변에서 데모가 빈번했었다. 최루탄 냄새 때문에 수업이 중단되었던 적도 몇 번이나 있었고, 교정 여기저기엔 붉은 글씨로 쓴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국문과여서 학생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선배들이 주위에 많았었고, 과 내에 민중가요를 주로 부르는 노래패도 있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로 시작하는 백기완의 <임을 위한 행진곡>도 그때 처음 알았고, 노래패 활동을 하면서 그 당시 유행하던 민중가요를 많이 불렀었다.
'민주노조 깃발 아래 와서 모여 뭉치세, 빼앗긴 우리 피땀을 투쟁으로 되찾으세...' 안치환의 <철의 노동자>.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어머님의 눈물이, 가슴속에 사무처 우는 갈라진 이 세상에...' 안치환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찢기는 가슴 안고 사라졌던 이 땅에 피 울음 있다, 부둥킨 두 팔에 솟아나는 하얀 옷에 핏줄기 있다...' 김광석의 <광야에서>.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기쁨의 그날 위해 싸우는 동지들이 있잖아요...' 최창언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엄마가 밤 깎아서 가져오는 피아노 회비, 그 회비 오르던 날 피아노 건반이 너무 무거워...' 김은희의 <동인동 이야기>.
그중에서, 과 1년 후배였는데, 과방에서 혼자 기타를 치며 부르던 <짤린 손가락>이라는 노래가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있다(졸업 후엔 그걸 잊고 지냈었는데, 우연히 그 후배와 같은 직장에서 다시 만나면서 기억이 났다. 그 후배도 아직 나와 같은 현역중령이다).
'짤린 손가락 바라보면서 소주 한잔 마시는 밤, 덜걱덜걱 기계 소리 귓가에 남아 하늘 바라보았네...' 김호철의 <짤린 손가락>.
고등학생 때부터 통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었는데,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노래패 활동을 하게 되었고, 대중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걸 내가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민중가요 부르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노래를 부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해지고, 다 부르고 나면 울컥하며 감정이 격해지는 그 느낌을 그 당시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그래도 박노해 시인의 <노동의 새벽>이란 시집은 좋아했다. 특히 <손무덤>). 대신에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어, 자욱하게 내려앉은 먼지 사이로...'로 시작하는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통기타 반주에 솔로로 부르는 걸 더 좋아했다.
하지만 나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사람들 앞에 서면 금방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 홍조증(Hot flash)이다. 술을 마셨을 때도 남들보다 훨씬 빨리 얼굴이 빨개지는 편이긴 한데, 사람들 앞에 서서 뭔가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심장은 평소의 5배 이상 뛰고, 얼굴과 귓불은 터질 듯 붉어지고, 목소리는 프랑스 샹송 가수의 바이브레이션처럼 떨렸다. 아마도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려면 이 문제부터 우선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 더 늦기 전에 웅변학원 같은 델 다녀볼까?
농담입니다. 농담!
내가 요즘 노래방에서 주로 부르는 노래는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 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 '그대의 눈물이 마를 때까지, 우리의 사랑을 볼 수 없을 테니...' 더 크로스의 <돈 크라이>, '눈 부신 햇살이 오늘도 나를 감싸면, 살아있음을 그대에게 감사해요...' 김동률의 <감사>, '바람 불어와 내 맘 흔들면, 지나간 세월에 두 눈을 감아본다...' 나얼의 <바람 기억>, '하얗게 피어난 얼음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박효신의 <야생화>, '내가 이렇게 아픈데 그댄 어떨까요, 원래 떠나는 사람이 더 힘든 법인데...' 김범수의 <끝사랑> 등이며, 최근에는 '찬 바람 불어오니 그대 생각에 눈물짓네, 인사 없이 떠나시던 날 그리움만 남겨놓고...' 조째즈의 <모르시나요>를 맹연습 중이다.
나의 버킷리스트를 완성하기 위해서 전역 후에 보컬학원에 등록해서 체계적으로 배워 볼 계획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해운대 같은 야외에서 버스킹(Busking)을 해볼 생각이다. 최근 독특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중년의 무명가수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나름 유명하던데, 나도 그분처럼 유명해진다면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업로드(upload)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음원을 발매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봤다.
'버스킹(Busking)'은 주로 음악가들이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것을 뜻한다. 나무위키(2025.7)
<숙소 근처 보컬학원 네이버 검색결과(2025.8.26.)>
가. 라이프 실용음악학원(대구 동구 해동로 212 / 010-2501-8182): 30년 경력의 김길도 선생님이 운영하는 실용음악학원입니다. 학원전용 80평 규모의 라이브카페도 운영하고 있으며 1:1 맞춤 레슨을 통해 관원의 연주능력을 끌어올려주십니다.
나. 이승옥 가요교실(대구 동구 효목로 36-9 / 0507-1408-0239): 노래가 제대로 잘 안되거나 또 노래를 잘 부르고 맛있게 부르고 싶으시다면 이승옥 가요교실로 오세요. 1대 1로 레슨 하면서 악보 속에 숨어있는 것을 이야기하듯이 노래하도록 지도합니다. 오르간, 아코디언, 기타 레슨 합니다.
다. 더원 실용음악학원(대구 북구 복현로 27 2층 / 0507-1322-1454): 통기타, 일렉기타, 드럼, 피아노, 보컬, 우쿨렐레 등 여러 악기들을 배우면서 즐겁게 음악생활을 하는 공간입니다.
라. JNJ 실용음악학원(대구 북구 복현로 78 2층 / 053-216-1289): 통기타, 일렉기타, 우쿨렐레, 드럼, 베이스, 보컬, 피아노, 작곡 등 실용음악을 누구나 쉽게 재미나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JNJ 실용음악학원의 목표입니다. 수강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음악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