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1일 목요일
우여곡절(?) 끝에 2화를 연재하게 되었다. 이번 주는 지난주보다 사람이 적었다. 지난주에는 네 명이 동시에 수업을 받았는데, 이번 주는 두 명이어서 그런지 2시간 동안 선생님에게 1:1 개인지도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 그래서 지난주보다 더 의기소침해지긴 했지만, 배우려고 간 거니 혼자 자유롭게 그리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아서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물어보니 원래 이 시간에는 네 명이 오는데, 업무로 인한 출장 등 개인 사정에 따라 요일이 바뀌기도 하고 한두 주를 건너뛰기도 한다고 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취미미술학원이니까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면서, 매주 꼬박꼬박 오는 나는 뭔가 싶었다. '매주 정기적으로 나오는 게 학습효과가 훨씬 크다'라는 말이 실은 '다음 주에도 목요일에 꼭 나오세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학원비도 정기적으로 다니는 게 훨씬 저렴하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기적으로 수강생이 출석해야 일정한 인원으로 클래스를 구성하고 지도하기 용이(容易)한 측면도 있을 테고, 학원의 수입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재정확보가 가능할 듯하다. 그래서 적립식 예금(적금)에 거치식 예금보다 이자를 더 많이 주는 것이겠지.
서론이 길었다. 내가 제일 먼저 도착한 거 같아 안쪽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번엔 안쪽부터 이미 세 사람이 있어서 맨 바깥쪽에서 그림을 그렸었는데, 자리가 따로 지정된 건 아니고 그냥 오는 순서대로 본인이 편한 곳으로 자리를 잡으면 된단다. 역시 안쪽 창가 쪽이 제일 마음에 들긴 했는데, 2시간 동안 그림 그리는 데 집중하느라 창문 밖 풍경을 보지 못했다. 물론 어두워진 탓에 창문으로 보이는 게 거의 없었던 탓도 있었지만.
이젤을 선택할 때 유화물감이 묻지 않은 수채화용으로 골라야 한다는 걸 알려줬다. 유화 작업을 한 이젤은 한눈에 봐도 물감이 덕지덕지 묻어있어서 금방 구분되었다.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이번 시간에는 붓질과 조색(調色)을 배웠다. 붓은 둥근 붓 10호를 사용했다. 옆으로 뉘어 굵게 선 긋기, 똑바로 세워 중간 굵기로 선 긋기, 붓끝으로 가늘게 선 긋기를 한 후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 중간의 중간크기로 선 긋기를 연습하라고 했다. 역시나 마음만 조급해지고 생각처럼 일정하게 선이 나오지 않았다. 붓끝을 날리는 게 아니라 항상 붓글씨를 쓸 때처럼 천천히 긋고 끝에서 마무리를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다음으로는 중간 굵기의 선으로 색을 칠한 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교차했을 때와 마른 후 교차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보여주었다. 마른 후 교차했을 때 일정한 농도의 물감이 겹쳐지면서 더 진한 색상을 얻을 수 있었다. 물기가 마르는 그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기다리는 게 왜 그렇게 지루하게 느껴지던지. 내 그림의 제일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물감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붓에 묻어있는 물을 항상 잘 닦아줘야 원하는 색상을 얻을 수 있고, 붓질 후 물 자국이 남지 않는다는 걸 계속해서 강조했다. 지난 시간에 배웠는데도 습관이 되질 않아 잘 안 되는 부분이다. 그림 그리는 것도 습관이 중요하다. 그림이든 운동이든 처음부터 올바른 습관을 잘 들여야 한다. 나쁜 습관이 몸에 배어버리면 그걸 고치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물감은 인물화를 그릴 때는 '브릴리언트 핑크(BRILLIANT PINK)'가 있어야 되는데, 내가 풍경화를 주로 그리니까 기본 32색에서 '티타늄 화이트(TITANIUM WHITE)'만 추가하면 된다고 했다. '티타늄 화이트'는 구름을 더 도드라지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노랑은 주로 '퍼머넌트 옐로 딥(PERMANENT YELLOW DEEP)', '퍼머넌트 옐로 라이트(PERMANENT YELLOW LIGHT)', '옐로 오커(YELLOW OCHER)' 세 가지를 사용하고, '레몬 옐로(LEMON YELLOW)'는 흰색을 섞어 만든 색이라 수채화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검정은 지난번에 설명한 대로 세 가지 색 '퍼머넌트 바이올렛(PERMANENT VIOLET)', '프러시안 블루(PRUSSIAN BLUE)', '세피아(SEPIA)'를 섞어서 쓴다. 어제는 초록 조색을 배웠는데, '퍼머넌트 옐로 딥'과 '피콕 블루(PEACOCK BLUE)'를 섞어서 '후커스 그린(HOOKER'S GREEN)'과 '비리디언 휴(VIRIDIAN HUE)'를 만들고, '옐로 오커'와 '프러시안 블루'를 섞어서 '퍼머넌트 그린(PERMANENT GREEN)'과 '샙 그린(SAP GREEN)]을 만든다. 두 가지 색(노랑과 파랑)의 비율에 따라 색이 다르게 나타났다.
P.S. 다음번부터는 8절에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일단 네 장을 그린 후 다시 4절을 그리기로. 내 실력으론 아직 4절은 무리라고 판단하신 듯. 나도 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