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8일 목요일
세 번째 방문한 '나불갤러리'. 두 번째 방문 때까지 계속 같은 자리에 주차하면서 턱이 높아 불편했었는데, 다른 곳은 좀 낮지 않을까 매번 생각했었다. 막상 오늘 다른 자리에 주차해 보니 마찬가지였다. 항상 뭐든지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내 생각이 맞을 거라 확신하면 안 될 것 같다.
유화 작업을 많이 하는 미술학원이다 보니 환기는 필수인 듯 앞뒤 양쪽 출입문을 활짝 열어놓은 덕분에 건물 뒤쪽으로 나가 실제로 '나불저수지'를 잠깐 볼 수 있었다. 연(蓮)으로 덮여 있어서 꽃이 활짝 피는 계절엔 사람들이 꽤 북적거릴 법한 아담한 크기의 저수지였는데, 여기도 낚시 금지일까 궁금했다.
네이버로 검색해 보니 '흡연, 수영, 낚시' 금지란다.
최근 몇 년 새 지자체 주관으로 도심 생태공원 조성을 위해 낚시가 금지된 저수지가 전국적으로 꽤 많아졌다. 저수지 주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에겐 좋은 소식이지만, 낚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달갑지 않다.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하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부 낚시꾼들 때문에 생긴 일이지만, 솔직히 나도 낚시하면서 담배꽁초 한 개 버린 적 없다고는 말 못 하겠다. 결국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오늘은 지난번에 예고한 대로 8절지에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화판 중앙에 테두리를 종이테이프로 부착하고 나니, 4절지에 그리던 것보다는 꽤 수월하게 그릴 수 있을 것만 같은 '근자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의 줄임말로, 뚜렷한 이유나 실력 없이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를 의미함. 네이버 AI 브리핑(2025.9.19.)
오늘은 선생님이 추천한 풍경화를 보고 그리기로 했다. 원래는 지난주에 그리고 싶은 사진을 많이 찍어오라고 했었는데, 이번 주는 이상하게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하지만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것보다는 풍경화를 보고 그리는 게 쉽다는 걸 알고 있던 터라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했다.
먼저 오늘 사용할 기법과 색상을 알려주었다. 물에 비친 그림자를 그릴 때는 물감에 물기를 거의 없게 한 다음 붓을 눕혀서 거칠게 칠한다. 나무는 침엽수와 활엽수 두 종류이고 계절이 가을이라 활엽수는 단풍을 표현해야 한다. 풀잎은 끝이 뾰족하도록 날리거나 혹은 반대로 잡아당겨 그리고, 하늘과 물에 비친 구름은 퍼머넌트 바이올렛(PERMANENT VIOLET)과 피콕 블루(PEACOCK BLUE) 두 가지 색이 은은하게 섞여 나오도록 물을 많이 사용해서 물감의 농도를 엷게 만들어 칠한다.
2시간 동안 그린 그림에 난생처음 사인(Sign)을 넣었다. 사인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 조금 당황했다. 한 번 정하고 나면 한동안은 계속 써야 할 것 같아서 뭐로 할지 망설여졌는데,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작가명으로 쓰고 있는 '추천(秋天)'을 떠올렸다. 그냥 내 이름의 '가을하늘 민(旻)'자를 쓸까도 생각해 봤지만, 닉네임(nick name)이 또 생길 것 같아 하나로 통일하기로 했다.
얼마 남지 않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나무 그리기를 연습했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 때문인지 조급해지고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역시 '수채화는 어려워'다.
P.S. 다음 시간에는 나무 그리기를 이어서 연습할 예정이다. 나무 그리기도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