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일기(秋天日記) 14편

2025년 10월 13일 월요일 ~ 10월 16일 목요일

by 가을하늘 추천

2025년 10월 13일 월요일


김 신: 천년만년 가는 슬픔이 어딨겠어, 천년만년 가는 사랑이 어딨고?

지은탁: 난 '있다'에 한 표.

김 신: 어느 쪽에 걸건대? 슬픔이야, 사랑이야?

지은탁: 슬픈 사랑.


tvN 드라마 <도깨비*> 대사 중에서
*2016.12.2.~2017.1.21. 방영, 16부작, 극본 김은숙


어제(10월 12일 일요일) 글을 쓰면서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를 잠깐 언급했었다. 영원한 게 있다고 믿는 지은탁(김고은)의 말을 강조하기 위한 대사인듯한데, 나는 오히려 김신(공유)의 말이 더 공감되어 즐겨 쓰고 있다. 근데 정말 이 세상에 영원한 게 있기는 할까?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 미국 90대 노부부의 '존엄사'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나도 노년에 저렇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죽으면 그동안 살아왔던 모든 기억을 잊어버리고 또 다른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 사상을 믿는다거나, 착한 사람이 죽으면 천국에 가고 나쁜 사람은 지옥에 간다는 종교적인 신앙심이 있다면 또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지금 나는 그런 걸 믿고 싶은 것일 뿐 진심으로 믿지는 않는다. 평소 SF영화나 애니메이션, 판타지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지만, 어쩌면 그런 일들이 실제로 내게도 일어날 수 있겠다 상상하며 보지는 않는 편이라, 그런 점에서 나는 참 재미없는 시청자다. (神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망설임 없이 그저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한다.)


아침에 카카오페이 증권에서 보낸 <월요일의 투자 영감> 카톡 문구가 '스스로를 믿으세요. 불가능은 없습니다.'였다. 어쩌면 요즘 나는 나 자신을 너무 맹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지금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니까 30년 안에 폐암, 간암, 위암, 뇌졸중, 치매 같은 질병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막연하게 확신하고 있다. 내 기대수명은 유전학적으로 당연히 80세를 넘길 수 있을 거고, 가족들에게는 뉴스에서나 나올 법한 불행한 일들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란 착각 말이다. 우리의 노후자산은 줄지 않고 오히려 이자처럼 조금씩 늘어날 거고, 내 투자방식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매년 일정 수익을 가져다줄 거란 어리석은 판단을 그대로 믿고 있다. 지금처럼 어수선한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대기업 삼성전자도 어쩌면 10년 안에 망할지도 모를 일이다. Who knows?


P.S. 10일간의 연휴가 글 쓰는 감각을 무디게 했다. A4용지 한 장을 채우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거기다가 다시 읽어봐도 정확히 무슨 얘길 하려는 건지 횡설수설이다. 글쓰기도 자전거처럼 한번 배워놓으면 평생 잊지 않고 써먹을 수 있는 거면 좋겠다.


2025년 10월 14일 화요일


"당신은 해낼 수 있습니다. 잘 될 거라는 것을 알아두세요."


아침에 카카오페이 증권에서 보낸 <화요일의 투자 영감> 카톡 문구


"<추천 일기 2025 part 2> 연재기일이 하루 지났어요. 기다리는 독자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글을 올려주세요."


아침에 카카오 브런치에서 보낸 <연재기일 경과 알림*> 문구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알림 창을 열어보니 사라졌음(왜지?)


아침에 두 개의 문자를 받았다. 하나는 소심한 개미투자자에게 오늘도 쫄지 말고 과감하게 투자하라는 증권사의 독려(督勵)였고, 다른 하나는 게으른 브런치 작가에게 연재기일이 경과되어 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지금 당장이라도 글을 올리라는 브런치의 독촉(督促)이었다. 둘 다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무심히 지나쳤는데, 하루 종일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오늘 일기로 남겨졌다.


어제 언급했던 대기업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실적을 어닝 서프라이즈로 달성했다'는 기사가 온종일 텔레비전 뉴스화면에 방송되었고, 프리마켓에서 97,500원까지 치솟던 주가는 오후 1시를 넘어 90,200원까지 떨어지다가 91,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편, 방산업계 황제주라 불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09,000원에서 924,000원까지 폭락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불안감을 여실히 반영했다.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가자지구 평화협정 서명 소식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보도, 그리고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한화그룹 계열 미국 자회사에 제재를 취하겠다는 기사 등이 영향을 준 듯하다.


그리고, 브런치의 연재기일 알림 문자가 왜 알림 창에서 사라졌는지 의문이 생겼다. 더군다나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연재기일 알림에 대해 언급한 브런치 작가들은 몇 명 발견했지만, 해당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해당 문자를 캡처한 사진은 찾지 못했다. 아무리 아마추어 작가(지망생)지만, 뭔가를 독촉당하는 건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므로 다들 자세하게 기록으로 남기고 싶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혹은 연재를 시작했다는 기록은 꽤 많았다.)


1. 2025년 10월 15일 수요일

2. (띄우기)

3. <추천 일기(秋天日記) 13편> 9월 30일 화요일에 매일 글쓰기의 어려움을 언

4. 급한 적이 있다. 첫 문장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그냥

5. 가만히 있는 게 낫다고 했었는데, 오늘은 나만의 쉽게 일기 쓰는 법(?)을 소

6. 개 해보겠다. 특별히 에피소드가 생긴 날엔 따로 이야깃거리를 찾아 헤맬 필요

7. 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뭔가 얘기를 풀어나갈 소재가 필요하다. 요

8. 며칠 카카오페이 증권의 <투자 영감>을 인용했었는데, 생각보다 공감되는 문

9. 장이 많아서 최근 들어 자주 사용하고 있다. 매일매일 좋은 문구 한 가지씩만

10. 찾아내도 수월하게 일기를 써나갈 수 있다. 오늘도 한 문장이 도착했다.

11. (띄우기)

12. "지금은 끊임없이 학습하는 과정입니다."

13. (띄우기)

14. <추천 일기(秋天日記) 7편> 8월 22일 금요일에 앞으로 내 일기는 '아무 말 대

15. 잔치'라고 소개했었다. 개인마다 다양한 이유로 일기를 쓰겠지만, 나 같

16. 은 경우는 작가가 되기 위해 글쓰기 연습 삼아 쓰고 있다. 매일 A4용지 한

17. 장을 채우는 게 목표다. 일단 좋은 문구 한 문장만 있으면 (위아래로 한 줄

18. 씩 띄울 수 있으니까) 세 줄을 채울 수 있다. 한글 워드, 휴먼명조 13포인트,

19. 용지여백 상하 15, 좌우 20, 머리말 꼬리말 15, 줄 간격 160%면 딱 서른두

20. 줄 나오는데, 맨 위에 날짜 한 줄을 쓰고, 그다음 한 줄을 띄우고 나면 서른

21. 줄이다. 거기다가 좋은 문구로 세 줄을 더 채우면 스물일곱 줄이 남는다. (여

22. 기 까지 쓴 게 스물두 줄이니까 앞으로 열 줄, 아니 아홉 줄만 더 쓰면 끝이

23. 다. 쓰다가 줄이 바뀌었다.)

24. (띄우기)

25. 책 읽기, 영화 보기, 일기 쓰기는 내 취미이기도 하지만 글쓰기 실력향상을

26. 위한 나만의 학습법이다. 하루에 8,000보 이상 걷기도 글 쓰는 데 필요한 체

27. 력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말마다 가는 낚시도 (내 기준으로는) 좋은

28.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다. 매주 목요일 방문하는 미술학원 나불갤러리도 내

29. 글의 소재고, 저녁으로 먹을 농심 짜파게티와 신암동에서 가져온 어머니의

30. 파김치로도 충분히 글을 쓸 수 있다. 쓸 게 없어서 못 쓰고 있다는 핑계는

31. 통하지 않는다. (오늘도 P.S. 두 줄로 여유를 부리는 척하며 한 줄을 띄웠다.)

32. (띄우기)

33. P.S. 어제오늘 숙소 벽지와 장판을 교체했다. 사전 통보 없이 진행된 작업에 상당히 열 받

34. 았지만, 내 돈 주고 한 게 아니라서 여기다 주절주절 쓰진 못하겠다.


2025년 10월 16일 목요일


오늘은 친구(親舊)에 관해 써보겠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는 친구란 '1.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 2. 나이가 비슷한 또래이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가깝게 이르는 말. 3. 어른이 나이가 어린 사람을 친근하게 이르는 말.'로 정의되어 있다. 학창 시절 같은 반이었던 사람은 모두 친구다. 여기서 친구는 2번이다. 그전까지는 어색했는데 요즘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혼잣말이 있다.


'거참 재미있는 친구일세.'


이건 3번이다. 1번처럼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은 내게 몇 명쯤 될까 세어보니 모두 세 명이다. 각각 중학교(A), 고등학교(B), 대학교(C) 동창이다. 그중에서 A와 B는 생일까지 기억하고 있고, 평소 연락은 자주 안 해도 생일 때는 꼭 연락하는 친구들이다. (근데 내 생일 때는 둘 다 나한테 연락 잘 안 하더라...) C는 나와 성격도 다르고 남들이 보기에도 친하게 지낼 것 같지 않은데, 그 당시 상황이 친하게 지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C는 군 면제였고, 난 졸업 후 장교로 입대할 계획이어서 그 당시 우리 둘은 국문과에서 유일한 남학생이었다. 다른 남자 동기들은 군에 입대해서 우리가 4학년일 때 대부분 2학년으로 복학했고, 수업 중에는 만날 일이 없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들을 길거리에서, 같은 직장에서, 장례식장에서,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떤 식으로든 만났다. 하지만 대학교 동창들은 신기하게도 우연히 마주친 적이 없다. 왜 그런 걸까 생각해 봤는데, 아마도 초등~고등학교 동창들은 성인이 되기 이전에 만났던 사이라서 대학교 동창들보다 더 편한 친구라고 무의식적으로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더 빨리 알아봤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동기들보다 너무 일찍 결혼했고, 직업상의 이유로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타지생활을 오래 하는 바람에 연락이 모두 끊어진 탓도 있겠고, 개인적으로 누군가와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는 걸 못하는 성격이라 주위에 나를 1번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걸 거다. C는 대학교 동기들과 끊어진 인연의 끈을 다시 이어주려고 노력했는데, 내가 다시 놓아버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P.S. 초등학교 동창 중에 1번 친구는 없다. 아버지가 직업군인이던 시절, 초등학교를 세 군데(대구 아양, 제주 대정, 대구 신성) 다닌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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