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7일 월요일 ~ 11월 20일 목요일
이변(異變)은 없었다. <추천 일기> 17편과 <난생처음 미술학원> 9화를 지난주 금요일과 오늘 발행했다. 평소와 조금 다른 점이라면 그날 쓴 일기를 그날 바로 올렸다는 거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쓴 일기를 금요일에 한꺼번에 올리다 보니 그날그날 내가 느꼈던 감정을 따끈따끈한 상태로 독자들에게 전달하지 못할 것 같아서 한번 해봤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글이란 건 어제 썼든 몇 년 전에 썼든지 간에 글을 쓸 당시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야만 하는 건데, 글을 올리는 시기를 임의로 조절한다거나 사진을 여러 장 추가하는 것으로 글이 다르게 읽힌다면 제대로 쓴 글이 아니란 걸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물론, 내가 글을 잘 못 쓰니까 그런 거라도 동원해서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싶은 거지만, 앞으로는 정정당당하게 독자들과 마주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렇게 말했지만, 사실 또 언제 마음이 바뀔지는 알 수 없다.
지난달부터 JTBC에서 <김 부장 이야기>가 방영되고 있다. 하필이면 내가 쓴 첫 번째 단편소설인 <김 과장 이야기>가 발행된 시기와 엇비슷해서 독자들이 혹시나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그럴 필요는 전혀 없을 듯하다. 왜냐면 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가 열두 명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애독자 한 명을 잃었다. 어쨌든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얘기는, 어제 8화 본방송을 봤는데 희망퇴직한 김 부장이 시세가 3억 정도 하는 급매물 상가를 사기를 당해서 10억에 계약하는 내용이었다. 16억에 분양하는, 그것도 딱 하나만 남았다는 역세권 상가를 대기업 은퇴자라는 이유로 특별히 6억이나 깎아주는 데가 세상에 어디에 있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이 희망퇴직을 했으면 보란 듯이 더 잘 살아야지 이게 뭔가 말이다. 보통 본방송이 있는 날엔 그 전회를 종일 재방송해주는데, 7화에서 받은 감동이 8화를 통해 여지없이 사라져 버렸다. 7화는 공장 직원들을 제 손으로 정리해고시킬 수 없어 희망퇴직을 신청한다는 내용으로, 대낮에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온 남편 류승룡을 대하는 아내 명세빈의 연기가 나를 울렸다. 마치 2년 뒤 나와 내 아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사실 어쩌면 나도 8화의 김 부장처럼 은퇴 후 어이없는 사기를 당할 수도 있겠단 생각에 조금 걱정도 되었다. 30년을 한 직장에서만 근무하다 은퇴를 하게 되면, 당연히 세상 물정을 모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 생각한다. 혹시나 2년 뒤 내게 책을 내자고 말을 거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분명 사기 치기 위한 거니 절대 믿지 말자고! 계약금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 그건 분명 100% 사기꾼이 틀림없다.
2015년 여름, K는 팔 없이 태어났다. 내년이면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갈 나이인데 아직도 말을 못 한다. 지금까지 학교란 델 보내본 적이 없고, 11년 동안 집안에서만 키웠다. 그래도 어떻게든 같이 살아보려고 팔도 없고 말도 못 하는 K를 빈집에 혼자 두고 매일 나는 일하러 나갔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마실 물과 먹을 음식은 충분히 준비해 두었지만, 퇴근해서 확인해 보면 항상 물 한 모금 마시질 않았고, 화장실 한 번 가질 않았다. 종일 나를 기다리며 침대에만 누워서 참고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집으로 돌아오면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으로 쏜살같이 달려온다. 나는 K를 번쩍 안아 올렸다. 따뜻한 체온과 두근거리는 심장의 박동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오늘따라 앙상하게 마른 K의 몸과 가느다란 다리가 애처롭게 느껴졌다.
"위의 글을 읽고 K가 사람이 아니란 걸 금방 알아냈다면 다행입니다만, 혹시나 장애가 있는 자식을 혼자 집에 두고 직장을 나가는 부모가 쓴 글로 읽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그냥 이렇게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어떤 분은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단 생각은 들었지만, 그렇다고 표현하고 싶은 제 마음을 억누를 순 없었습니다. 그럼 표현은 하되 혼자서만 보면 안 되느냐고 하실 수도 있겠는데, 물론 글을 혼자서만 보기 위해 쓰는 분도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아직은 제가 글 쓰는 게 서툴러서 제 마음을 정확하게 글로 표현하는 게 어렵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연습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지금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 같아선 전역 후 작가니 화가니 다 필요 없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그게 며칠이 될지 몇 달이 될지 모르겠지만, K처럼 한 번쯤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막상 그렇게 산다면 또 생각이 달라지겠지만, 직접 해보지 않은 일은 요즘 잘 표현하지 못하겠다. 나름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닌 것 같다. 그리 보면 작가란 사람은 진짜, 특히 살인이나 강도, 강간, 마약중독... 이런 걸 글로 써서 독자들을 믿게 만드는데 참 대단한 능력자인 것 같다. 어떻게 그런 걸 진짜처럼 표현할 수 있지? K 부럽다.
내가 좀 소심(小心)하다. 남들보다 좀 많이 소심하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까지 무사히 온 걸 수도 있겠지만, 남들만큼만 좀 덜 소심했다면, 어쩌면 지금 여기에 있지 않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소심함'이란 '대담하지 못하고 조심성이 지나치게 많은' 성격을 말한다. 반대말로는 '대담함'이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너 참 소심하다'란 말은 자주 들었지만, '너 참 대담하구나'라고 들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소심하다고 해서 잘못된 건 아니지만, 이런 내 소심한 성격을 한번 고쳐보고 싶다는 생각은 줄곧 하고 있다. '소심한 성격 고치기'도 내 버킷리스트에 추가해 보면 어떨까? (6번은 '악기 배우기', 7번은 '소심한 성격 고치기'가 되겠다. 1번부터 5번까지가 궁금하다면 <김 중령의 버킷리스트>를 참고 바람)
네이버에서 '소심한 성격 고치는 방법'을 검색해 봤더니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왔다.
소심한 성격은 한 번에 바꾸기보다 작은 실천과 자기 수용을 바탕으로 사회성을 키우는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핵심 원칙>
- 자신의 성격을 부정하지 말고 이해하고 수용하세요.
- 작은 일부터 도전하고 성취감을 쌓으세요.
- '아님 말고' 정신으로 타인의 눈치를 덜 보며 행동하세요.
- 현재에 집중하고 과거에 얽매이지 마세요.
- 건강관리와 휴식으로 몸과 마음을 돌보세요.
<실천 방법>
- 자신감을 갖고 가족/친구와 대화부터 연습하세요.
- 밝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고/행동을 관찰해 따라 해 보세요.
- 남의 시선 과의식을 줄이고 먼저 관심을 주고 칭찬하세요.
- 거절/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이세요.
- 가까운 사람과 연습 후 범위를 넓히며 말하기/발표 연습을 하세요.
- 토론 동아리 등 말하기 기회를 늘려 자신감을 키우세요.
- 감정/생각을 자주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세요.
이번 주도 목요일에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미술학원에 못 가게 되었다. 11월에만 수업을 벌써 두 번이나 빠지게 되어 일요일 오후에라도 나가볼 생각으로 선생님에게 연락했는데, 예외적으로 이번 달 빼먹은 2회를 다음 달로 이월해 주기로 했다. 순간 내가 브런치에 올린 글을 선생님도 읽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생처음 미술학원> 9화를 참고 바람) 과연 내가 12월 11일 목요일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선생님에게 학원을 그만두겠다고 말할 수 있을까?
<국가암정보센터>에 게시된 '폐암'에 관한 글을 읽고 요약해 봤다. 이 글은 저작권법에 따라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비소세포폐암'에 대해서만 요약했다)
'폐암 가운데 80~85%는 비소세포폐암이며, 흡연은 가장 중요한 발병요인이다. 흡연자는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80배까지 증가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유전적 요인)도 폐암 발생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예방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연이며, 영양섭취를 균형 있게 하여 몸의 저항력을 기르는 일 또한 중요하다.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으며,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감기와 비슷하게 기침이나 객담(가래) 같은 증상만 나타나는 수가 많으므로,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9년 7월부터 국가암검진에 포함이 되어 만 54세에서 74세의 남녀 중, 폐암 발생 고위험군(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흡연자)을 대상으로 2년마다 폐암검진(저선량 흉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실시하고 있다. 폐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보일 때는 흉부 단순 X-선 촬영이나 CT를 통하여 폐암의 가능성을 영상학적으로 확인하며, 객담검사, 기관지내시경 검사,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경피적미세침흡인세포검사(세침생검술) 등으로 조직학적 확진을 시행하며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뇌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진행 정도(병기)를 판단한다. 치료방법은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인데 병기, 환자 개개인의 전신 상태, 치료 적응도에 따라 요법의 선택과 조합이 달라진다. 비소세포폐암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며, 조기에 발견한다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1, 2기와 3A기 일부에서는 수술을 통하여 근치적 절제술을 시행한다. 경우에 따라 항암과 방사선치료 시행 후에 수술하기도 하고 수술 후 보조적 항암치료를 하기도 한다. 3A기 중에 수술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항암과 방사선치료를 병용한다. 3B기부터는 수술적 치료는 어려우며, 항암/방사선 병용요법, 또는 항암/방사선 병용요법 시행 후 항암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4기는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수술의 부작용은 폐렴 등의 합병증, 가슴과 팔의 통증과 숨이 차는 증상 등이며, 항암화학요법은 오심과 구토, 설사, 변비, 탈모, 빈혈 등을, 방사선치료는 피부염, 심신 피로, 식욕 부진, 식도염, 방사선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폐암은 재발이나 전이가 다른 암보다 많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55~80%가 처음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되었거나 전이를 동반하고 있다. 또한 근치적 수술을 받은 환자의 20~50%가 재발을 보인다. 흔히 전이되는 곳은 뇌, 뼈, 간과 다른 쪽 폐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詩 <멀리서 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