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그날의 아침은 조용했다

by 가을하늘 김민규

2027년 4월 5일 월요일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시기가 너무 빠른 것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지난 3개월 동안 아내의 집요한 설득 덕분에 드디어 나의 귀촌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내는 계속 직장을 다녀야 해서, 5도 2촌, 주말에만 내려왔다 가는 것으로 하고, 나만 혼자 이곳 OO에서 지내기로 했다. 물론 키우던 반려견도 함께 내려왔으니, 엄밀히 말하면 혼자 지내는 건 아니다.


OO은 우리 집에서 생각보다 멀지 않아서,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면, 안 막히면 거의 1시간이면 도착하는 곳이다. 너무 멀면 갑자기 집에 급한 일이 생기거나, 필요한 게 생각났을 때, 왔다 갔다 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오히려 이 정도 거리가 딱 맞는 것 같다. 어쨌거나 본격적인 귀촌 생활이 시작되었으니, 오늘은 나의 아침 일과를 간단히 소개해보겠다.




먼저 아침은 늘 재즈 음악과 함께 시작한다. 멜론 플레이리스트에 조용한 재즈 음악 100곡을 담아놨는데, 알람기능이 있어서 아침 6시가 되면 자동으로 플레이가 시작된다. 침대에 걸터앉아 창문 커튼 틈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기지개를 켜고, 잠시 멍하게 1분 정도 앉아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부엌으로 가서 돌체구스터 커피메이커에 아메리카노 커피 캡슐을 넣고 버튼을 누른다. 15초 정도 예열된 이후에 '지이잉' 하고 커피메이커가 작동하면서 구수한 아메리카노 커피 향이 집안 가득 퍼져 나간다.


아침은 간단하게 식빵 두 쪽을 토스터에 구워 딸기잼과 버터를 발라,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와 함께 먹는다. 달걀은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두 개를 구워서 하나는 내가 먹고, 나머지 하나는 작게 잘라 반려견 사료에 섞어 준다. 물통에 물이 떨어졌는지 확인하고 줄어든 만큼 채운다. 주말에 아내와 먹고 남은 사과가 몇 개 냉장고 야채칸에 남아있어서, 오늘은 사과도 한 개 깎아 먹었다. 물론 몇 조각은 반려견에게 나눠주었다. 작게 잘라놓은 사과 조각을 사각사각 씹어 먹는 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경쾌하게 들린다.


욕실로 들어가 양치를 하고, 면도 후에 따뜻한 물로 느긋하게 샤워를 한다. 4월이라 그런지 이젠 공기가 제법 미지근해졌다. 지난 주말만 해도 샤워 후에 욕실 문을 열면 온몸에 소름이 살짝 돋았었는데, 오늘은 그 정도까진 아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