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처음으로 무언가를 준비했다

by 가을하늘 김민규

2027년 4월 6일 화요일


오늘은 밭에서 일할 때 필요한 농기구와 자재를 사러 읍내에 나갔다. 한 십 년 전에 취미로 주말농장을 잠깐 해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삽이랑 낫, 호미 정도로도 큰 불편 없이 농사를 지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어볼 생각이라 농자재마트에 들렀다.


다양한 종류의 농기구와 자재들 사이에서 신중하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만 골라냈다. 먼저 흙을 파거나 부수며 고랑을 내는 데 사용할 양괭이를 골랐다. 예전 기억에 이런 거 하나 있으면 고랑 만들기 수월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구매하게 되었다. 다음으로는 흙덩이를 부수거나 밭 고를 때 사용할 쇠갈퀴를 집었다. 삽으로 대충 땅을 파고, 덩어리 진 흙덩이를 쇠갈퀴 머리를 뒤집어 부수고, 잘게 부서진 흙을 다시 한번 긁어서 덜 부서진 덩어리를 골라낼 때 적당할 듯하다. 나중에 긴 풀을 베고 나서 정리할 때도 요긴하게 쓰일 거라 생각되었다. 그전에 쓰던 삽이 있긴 한데, 오랫동안 아파트 벽장에 방치되어 있어서 녹도 슬고, 혹시나 일하다 부러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온 김에 삽도 한 자루 샀다. 기존에 보관하고 있는 낫도 녹이 슬긴 했는데, 숫돌에 갈면 당장 쓰는 데는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아서 다음에 사기로 했다.


김매기에 사용할 호미는 예전에 조개 잡으러 바닷가에 놀러 갔다 잃어버렸는데 역시 한 자루 샀다. 주말마다 집사람이 오면 같이 김매기를 할 수도 있으니까 하나 더 살까 생각했다가 그만두었다. 나중에 직장을 그만두고 완전히 정착하면 모를까, 벌써 그런 일을 시키고 싶진 않다. 가지를 치거나 줄기를 제거할 때 사용할 전정가위, 모종을 심거나 뽑기 위한 구멍을 파는 데 사용할 모종삽, 그리고 물 주기 때 사용할 양동이/호스/물뿌리개도 샀다. 그러다 육묘용 트레이 앞에서 살짝 망설여졌다. 작물을 키울 때 씨앗을 뿌릴지, 아니면 그냥 가게에서 모종을 사다 심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고민 끝에 어차피 앞으로 계속해야 할 농사일인데 사다 놓으면 언젠가는 쓰겠다 싶어, 상추 등 잎채소 육묘용 128공 트레이와 오이/호박 등 잎이 큰 채소 육묘용 50공 트레이를 10개씩 구매했다.


밭을 만들려면 밑거름을 줘야 하는데 나온 김에 퇴비랑 비료도 좀 사기로 했다. 완숙퇴비 20kg짜리 5포대, 고토석회 10kg, 용성인비 5kg, 채소를 주로 재배해야 해서 요소 비료와 염화칼륨도 넉넉하게 구매했다. 이것저것 고르고, 계산하고, 차에 싣다 보니 시간이 벌써 점심시간이 되어버렸다. 허기가 밀려왔다. 근처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곳은 바지락칼국수 집이었다.


'오늘 점심으로 당첨!' (다음 시간에 계속)


밭 만들기: 흙의 상태를 모래알처럼 따로 노는 상태에서 폭신폭신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밭을 갈아줘야 한다. 밭을 갈기 전에는 퇴비와 석회, 그리고 필요에 따라 토양개량제 등을 넣고 작물에 따라 화학비료도 첨가할 수 있다. 그런 다음 작물에 따라 적당한 폭으로 이랑을 만드는데 이랑의 높이가 20cm 이상은 되어야 비가 왔을 때 과습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고 병충해도 막을 수 있다.

비료 주기: 밑거름은 작물을 심기 2주 전에는 주어야 비료에서 생기는 유해가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10㎡(3평) 당 퇴비는 10kg 정도면 충분하나 빽빽하게 심는 작물의 경우에는 30kg까지 많이 줄수록 좋다. 고토석회를 밑거름으로 쓰면 산성 토양의 중화는 물론 칼슘 및 마그네슘 성분까지 보급할 수 있어 좋다. 고토석회 1.5kg과 용성인비 0.3kg 정도가 밑거름으로 필요한 양이다. 채소 작물을 가꿀 때 질소 성분으로는 주로 요소 비료를 많이 쓰고 칼륨 성분으로는 염화칼륨을 많이 쓰는데, 이 두 성분으로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대신 흙 속에서 빨리 없어지기 때문에 밑거름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특히 과실을 맺어야 하는 작물은 더욱 웃거름을 주어야 한다. 보통 10㎡당 요소와 염화칼륨 100g씩은 밑거름으로 주어야 기본적인 비료량이 충족되며 웃거름으로는 각각 200g 정도를 두세 번 나눠줘야 한다. 웃거름은 보통 20~30일 간격으로 준다. 과실을 계속 따야 하는 오이, 토마토, 풋고추와 같은 작물은 짧은 간격으로 자주 주되, 웃거름의 양을 더 늘려도 좋다. 웃거름의 양은 처음에는 작물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 하고 작물이 커 감에 따라 점점 양을 늘리되, 그 총량을 10㎡당 200~300g이 되게 맞추면 된다.

자료출처: <텃밭, 주말농장 재배 가이드>, 2021, 랜딩북스
이전 01화1화. 그날의 아침은 조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