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빅배스 낚시를 가다

by 가을하늘 추천

2027년 4월 10일 토요일


OO에 내려온 지 벌써 2주가 넘었는데 아직도 좋아하는 배스 낚시를 다녀오지 못했다. 이번 주 밭 만들기도 대충 끝냈으니까, 오늘은 근처에 있는 대형 간척호수에서 봄철 산란을 준비 중인 빅배스(big bass, lunker, 5짜)를 잡아보기로 했다. 원래 빅배스 낚시는 3월 초부터 시작해야 하는 건데 좀 늦은 감이 있다. 지난달에 귀촌할 땅이랑 주택을 알아보고 계약하느라 낚시 다닐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오늘의 공략 포인트는 수심이 얕고, 물흐름이 약하며, 석축과 바닥에 적당한 크기의 돌들이 깔린 수로권으로 정했다. 채비는 줌(Zoom)의 더블링거(Double ringer) 웜을 끼운 프리리그(Free rig)다. 싱커(봉돌) 무게는 3/8온스(oz). 카본 12파운드(lbs) 라인(낚싯줄)을 감은 7점대 베이트릴, MH(medium heavy) 원피스(one-piece) 로드(낚싯대)를 챙겨갔다.


며칠 전 내린 비로 물색이 생각보다 탁했다. 오늘 과연 빅배스를 낚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졌다. 하지만 이왕 나온 거니 몇 번 던져나 보자는 심정으로 첫 캐스팅을 할 포인트를 찾았다. 작은 수로와 본류가 만나는 합수부로 정했다. 지금 시기엔 중앙 쪽보단 수중 석축이 무너진 가장자리가 좋을 것 같았다. 물의 흐름도 어느 정도 막아주고, 빅배스가 몸을 숨긴 상태에서 지나가는 베이트 피시(bait fish)를 사냥할 수 있는 곳. 적당한 짝을 만나면 산란장으로도 손색이 없을법한 곳을 골랐다. 가볍게 피칭(pitching)으로 루어(lure)를 캐스팅했다. 바닥에 채비가 닿는 걸 라인 텐션으로 확인하고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라이터로 불을 붙인 후 한 모금 깊이 빨아들였다.


'그래, 이거지. 낚시란 이런 여유로움이 있어서 좋은 거지.'


두 번째인가 세 번째 빨아들이는 순간, '툭' 하고 입질이 들어왔다.


'잔챙이 인가?'라고 생각했는데, 라인이 스멀스멀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갑자기 심장이 쿵쾅쿵쾅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손끝이 찌릿했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고 나서 힘껏 로드를 세우며 챔질을 했다.


"텅!"


12파운드 라인이 허무하게 터져버렸다. 분명 돌에 쓸린 건 아니었다.


'뭐지? 큰 놈인가?'


재빨리 채비를 다시 하고는 좀 전에 입질이 들어왔던 곳으로 정확하게 캐스팅했다. 몇 초가 지났을 때쯤 다시 '툭' 하고 입질이 들어왔다.


'이번엔 꼭 잡는다.'


라인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걸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순식간에 라인을 잡아당겼다. 나는 반사적으로 로드를 힘껏 세웠다. '핑' 하는 피아노 줄 소리와 함께 베이트릴 드랙이 사정없이 비명을 질러댔다.


"찌이이이잉!"


'이건 분명히 빅배스다. 놓치면 안 된다, 절대로!' (다음 시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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