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하고 싶은 걸 포기하는 게 어른이 되는 거라면
내 통장은 매달 말일만 되면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월급날엔 잠깐 살이 붙지만, 카드값과 고정비가 체중계처럼 금세 현실을 알려준다.
집세, 통신비, 구독료, 교통비, 보험료, 부모님 용돈까지 빼고 나면
내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몇 만 원 남짓이다.
그 몇 만 원으로는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친구도 만나고 싶고, 좋아하는 브랜드 셔츠도 사고 싶다.
하지만 매번 포기하게 되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이게 어른이 되는 거구나.”
예전엔 자유를 꿈꿨는데, 지금은 자율이 없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는 걸 이 나이에 이렇게 절실히 깨닫게 될 줄은 몰랐다.
나는 평범한 20대 남자다.
사회초년생이고, 특별히 대단한 경력도 없고, 대단한 집안도 아니다.
그저 월급을 받으며 겨우겨우 살아가는 누군가일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하루 8시간씩 성실히 일하고 있는데도, 통장은 늘 제자리다.
처음엔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가 싶었다.
그래서 돈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엔 유튜브 영상 몇 개로 시작했다가, 책도 읽고, 실제로 가계부도 써봤다.
재테크라는 게 꼭 대단한 투자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돈을 어떻게 쓰고, 모으고, 굴리는가’에 대한 감각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 책은,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돈이 없어서 매일 포기해야 했던 한 20대 남자의 돈 성장기다.
거창한 수익률이나 대단한 성공담은 없다.
그 대신, 현실적인 좌절과 소소한 성공, 그리고 매달 반복되는 월급 생존기가 있다.
나는 아직 부자가 아니지만,
돈 앞에서 눈 감고 살던 예전보다는 훨씬 단단해졌다.
이 글이 나처럼 월급은 적지만 인생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이자 현실적인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