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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 첫 투자, 잃었던 돈보다 얻은 교훈

by 재테크성장기

스물셋, 내 통장 잔고는 늘 빠듯했지만 마음만은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으며 ‘나도 이제 돈을 굴려야 한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주변 친구들은 주식이니, 코인이니 하나씩 시작하고 있었고, 그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당장 투자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만 같았다.

처음엔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작게라도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한 종목에 돈을 넣었다. 며칠 동안은 주가가 오르내리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었다. 그러다 어느 날, 빨간불이 초록불로 바뀌더니 순식간에 내 돈은 사라졌다. 50만 원이던 원금이 어느새 35만 원이 되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두 가지 선택지 앞에 섰다. 손실을 인정하고 나오느냐, 혹은 ‘언젠간 오르겠지’라는 희망으로 버티느냐. 결과는 후자였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나는 더 큰 손실을 감수하고서야 눈물을 머금고 매도 버튼을 눌렀다.

이 경험은 뼈아팠지만, 얻은 교훈은 값졌다.

첫째, 투자는 ‘시작하는 것’보다 ‘배우는 것’이 먼저다. 아무런 공부 없이 뛰어든 투자는 결국 도박과 다르지 않았다.

둘째, 돈보다 마음이 먼저 무너진다. 잃은 금액보다 ‘내가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하는 자책이 훨씬 더 큰 고통이었다.

셋째, 작은 실패는 큰 수업료가 된다. 50만 원은 분명 아쉬운 돈이었지만, 앞으로 수천만 원, 수억 원을 다룰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만드는 예방주사였다.

23살의 첫 투자는 실패였다. 하지만 그 실패는 나에게 ‘돈을 지키는 법’을 알려줬고, ‘투자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다.

돌아보면, 그때 잃은 돈보다 소중했던 건 바로 ‘잃어본 경험’이었다. 실패는 다시 벌 수 있지만, 교훈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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