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소 Oct 27. 2023

마음을 편히 먹는다는 것

그게 가능한가.

마음을 편히 먹는 것에 대한 글을 썼었다.

난임이라는 긴 터널에서 마음을 편히 먹는 것은 불가능하게 생각되어졌다. 그래서 마음을 편히 먹으려고 주변을 차단했는데, 주변의 선생님과 이야기하다가 신혼초에 했던 먹방 인스타그램을 다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사용하지 않았던 계정을 부활시켰다.


 신혼초 먹는 것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매일 먹는 것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나의 본 계정을 사용하지 않지만, 익명성 기대에 그냥 먹는 것만 올리닌까 기록하는 재미도 있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본 계정에는 좀 올리기 싫은 이벤트 같은 것에도 참여할 수 있으닌까, 인스타그램을 운영했었다. 운영하다보니 재미있기도 했지만 점차 시들해져서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선생님하고 이야기를 하고 다시 한번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그리고 난임관련된 내용도 팔로우하면서 위로받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힘들어서 그동안 들어가있던 임준단톡방도 다 나왔다. 1년이 넘은 방도 있었는데, 그냥 그곳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임신이 될까봐, 아니 되지 않을까봐 두려웠다. 

 인스타그램을 다시 열었을 때, 내가 왜 이 인스타그램을 접었는지 생각났다. 나는 신혼 초 신혼밥상을 주제로 인스타를 했는데, 그래서 신혼부부들의 인스타를 팔로우 했는데 그 사람들이 하나 둘 임신을 하면서 그 모습이 보기 싫어서 인스타를 접었다는 것이 생각났다. 다시 보니 사람들의 인스타 피드에 아기 사진이 가득한 것을 보니 그분들이 벌써 아이를 낳았나 보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많이 흘렀나보다.


 순간 다시 할까 말까 고민을 하긴 했지만, 다시 인스타를 열었다. 그리고 난임과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하고 팔로우 했다. 어떤 분이 난임 관련 그림툰을 올려놓은 것을 보았다. 차근차근 읽으면서 나보다 더 힘들게 임신에 성공한 것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희망이 생겼다.


 그분의 글 중에서 이런 말이 있었다.

 난임부부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마음을 편히 먹는다는 말'인데 나는 그 말을 들을 때 마다 

'그럼 아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라는 말인가. 그게 가능한가. 어떻게 한달한달 귀한데 그걸 포기하란 말이야!'

  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주로 했다.

 그런데 그 그림툰에서는 '마음을 편히 먹는다는 말' 아이가 발이 작아서 천천히 오나보다. 아이의 때에 맞게 오나보다 하고 생각하면서 조급하지 않고 기다리는 말이라는 것.

 이런 말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마음을 편히 먹는다는 말의 뜻에 그 의미를 붙이니 왠지 모르게 나의 마음도 편해졌다. 나는 계속 아이가 없는 삶에 대해 생각했는데, 그 말이 아니라 그냥 천천히 오나보다. 혹시 안오더라도 진짜 늦게 올 수도 있는 거닌까.


 나의 때에, 내가 원하는 시기에 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냥 아이가 원하는 때에 건강하게 와주길 바라본다.


 '아가야, 너가 원할 때 천천히 와. 대신 포기 안하고 최선은 다할께.'

작가의 이전글 인공수정 1차 - 1방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