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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차 Sep 19. 2023

빅아일랜드의 매력

아침은 스노클링으로 시작해요. D+2

새벽 4시에 기상한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난리다. 달라스와 5시간의 시차가 있는데 그게 그렇게 무서운지 몰랐다. 나는 못 들은 척 이불에서 꼼작 하지 않다가 막내의 성화에 결국에는 새벽에 아침상을 차렸다. 아침부터 코스코에서 사 온 pho 컵라면을 하나씩 해치우고 머핀까지 먹은 아이들이 새벽임에도 에너지가 넘쳐난다. 우리 숙소는 2층이었는데 “뛰지 마 뛰지 마”를 수도 없이 외쳤지만 이미 있는 대로 흥분한 아이들이 귀담아들을 리가 없었다. 해가 뜨자마자 나갈 수 있게 수영복을 갈아입고 간식과 물을 챙겼다. 첫 스노클링은 Kahalu’u beach park에서 하기로 하고 서둘러 출발했다.

우리 숙소 오피스에서 비치용품들을 무료로 빌려줘서 의자랑 파라솔, 풀 누들들 가져와서 잘 사용했다. 파도도 거의 없고 첫날의 스노클링은 대만족이었다. 방수파우치를 안 가져가서 물고기사진은 못 찍었지만 형형 색색 물고기도 많이 봤다. 배가 고플 때까지 한참을 바다에서 놀고 떠날 때는 야외 샤워시설이 있어서 모래도 깨끗이 닦고 차에 탈 수 있어서 좋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샤워시설이 없으면 아주 불편하다. 차도 지저분해지지만 무엇보다 애들이 너무 깔끔을 떨어서 모래가 묻었느니 어쩌느니 징징 거리는 소리를 숙소 도착 할 때까지 들어야 한다. 오는 길에 코나의 유명한 맛집이라는 Da Poke Shack을 들렸지만 너무 일찍 sold out이 되어서 아쉬운 대로 다른 곳에서 포케를 사다 먹었는데 맛은 그냥 그랬고 사진 한 장 없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에 식물들도 많고 너무 예뻐서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참 행복했다. 그리고 숙소 안에 테니스장이 많이 있었는데 그 옆에 알고 봤더니 테니스장 보다 조금 더 작은 사이즈의 피클볼 치는 곳도 많이 있었다. 나는 피클볼이라는 걸 여기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미 아는 사람들이 많은 운동이었다. 라켓과 공을 무료로 대여해 줘서 우리 아이들은 숙소를 떠날 때까지 아침저녁으로 피클볼을 원 없이 쳤다. 아빠가 고생이 많았다.^^

빅아일랜드는 말 그대로 “대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 자연이 너무나 경이롭고 아름답다. 길을 잘못 들어도 짜증은커녕 못 보고 지나갔을 그 도로를 볼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다. 코나에 머물 때는 해안 도로 어디든 마음만 먹으면 주차하고 바다에 들어가서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곳이 많고 대부분 다 무료이다. 8월 초의 날씨도 적당히 덥고 적당히 시원하기도 했다. 아침 9시에 바다에 뛰어들어도 물온도가 딱 적당했다. 14년 전에 신혼여행으로 와이키키비치로 유명한 오아후 섬을 다녀왔는데 그때도 그곳이 너무 아름답고 좋았더랬다. 그래서 이번에도 거기로 가야 할지 반을 나눠가야 할지 굉장히 고민하다가 빅아일랜드를 갔는데 자연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과 정말 잘 선택한 거 같다. 아침 스노클링과 오후 피클볼, 아슬아슬한 선셋 구경으로 본격적인 여행 첫날이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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