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오렌지

by 호렌지


언니가 오렌지를 한 봉지 사 왔는데, 맛이 무척 좋았다.


기타 수업이 끝나고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 동안, 하늘엔 손톱만 한 달이 평소보다 조금 낮게 하늘에 매달려 손에 닿을 듯하고,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내 머릿속엔 온통 ’얼른 집에 가서 맛있는 오렌지를 먹겠어-‘ 뿐이니 문득 '행복 별거 없다'는 말이 강하게 와닿았다. 밤하늘에 달이 선명히 보여서 좋고, 3월에도 차디차던 공기가 더 이상 차갑지 않아서 좋고, 다른 어떤 것도 아니고 그저 맛있는 오렌지 생각에 입맛을 다시며 마음이 부풀어 오르니 좋은 것이다.



지난 4월 1일 내 일기였다.


나의 현재가 불안하고, 나의 삶에 의심이 생길 때마다 떠올리려 한다. 저렇게 느껴놓고 자꾸만 잊으니까. 그리고 나만의 오렌지를 늘려가야겠다. 작고 특별할 것 없어도 나를 들뜨게 만드는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