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며 살아왔다.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려 애써도, 비교는 생각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대단한 사람 앞에서만이 아니다. 비슷한 출발선에 서 있다고 여겼던 사람, 나보다 조금 먼저 앞서간 사람, 혹은 내가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조용히 꺼진다. 설명하기 어려운 결핍이 그 자리에 남는다.
이 결핍은 갑자기 생기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감정에 가깝다. 나는 늘 평균 이상이기를 바랐고, 무난하다는 평가에 안도하면서도 동시에 불만을 느꼈다. 남들만큼은 해야 안심이 되었고, 남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이유 없이 초조해졌다. 비교는 그렇게 나의 기준이 되었고, 나는 그 기준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애써왔다.
문제는 비교가 끝이 없다는 데 있다. 한 사람을 따라잡았다고 느끼는 순간, 더 앞서 있는 누군가가 눈에 들어온다. 나보다 잘해 보이는 사람의 이력, 선택, 결과를 들여다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나의 부족함을 세어본다. 무엇을 놓쳤는지, 어느 갈림길에서 다른 선택을 했어야 했는지. 그렇게 비교는 과거를 후회하게 만들고, 현재를 불안하게 만들며, 미래를 막연하게 만든다.
이쯤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이 결핍은 왜 이렇게 사라지지 않을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가 비교하는 대상은 결국 ‘타인’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었던 어떤 모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의 성공은 단지 거울일 뿐, 그 안에는 내가 이루지 못했다고 믿는 삶의 장면들이 겹쳐 있다. 인정받는 모습, 확신에 찬 태도, 흔들리지 않는 선택들. 나는 그 장면들을 보며 지금의 내가 한없이 작아 보인다고 느낀다.
그래서 이 결핍은 단순한 열등감이 아니다. 나 자신에 대한 실망에 더 가깝다. 충분히 노력하지 못한 것 같다는 자책, 용기 내지 못했던 순간들에 대한 후회, 그리고 아직도 명확하지 않은 나의 정체성. 비교는 그것들을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이제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이 결핍을 바라보려 한다. 비교를 멈추겠다는 선언은 여전히 어렵다. 대신, 비교가 시작되는 순간을 알아차리려고 한다. 내가 초조해질 때, 괜히 나를 깎아내릴 때, 그 감정의 뿌리를 묻는다. 나는 지금 누구와 나를 겨루고 있는 걸까. 그리고 그 싸움은 정말 필요한 걸까.
비교로 생긴 결핍을 채우는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비교의 기준을 바꾸는 데 있는 것 같다. 타인의 속도가 아니라,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나란히 놓아보는 일. 남들의 결과가 아니라, 내가 감당해온 시간과 선택을 인정하는 일. 그렇게 기준을 조금만 옮겨도 결핍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더 이상 나를 몰아세우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흔들리고, 여전히 누군가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감정이 올라올 때 이렇게 말해보려 한다. 이것은 나의 부족함이 아니라, 내가 아직 나를 온전히 믿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그리고 언젠가는 비교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조용히 연습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