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사람들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예전에는 대단해 보였던 사람들도 있었다. 좋은 대학을 나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 누가 봐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 말이다. 그러나 조금 더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그들 역시 각자의 고민과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누군가는 가족 때문에 힘들어했고, 누군가는 일 때문에 지쳐 있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고 있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생각보다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과거의 선택들이 떠올랐다. 지금의 나는 수많은 선택들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일 테니까.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본다. 내가 그때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해서 그 대학에 갈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내가 그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녔더라면 지금과 다른 길 위에 서 있었을까. 내가 그때 그 사람을 만났더라면, 혹은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떤 삶이 펼쳐졌을까.
살다 보면 이런 질문들은 끝이 없다. 어떤 갈림길에서는 아주 작은 선택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큰 결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은 과거의 그 순간으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하는 상상을 해본다. 마치 평행한 세계처럼, 어딘가에는 다른 선택을 한 또 다른 내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꼭 후회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나간 시간을 다시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본능적으로 가지는 상상력 때문일 것이다. ‘만약에’라는 질문은 이미 끝난 이야기를 다시 써보는 마음속의 작은 실험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가끔 다른 선택을 한 삶을 상상해본다. 그 대학에 갔을 수도 있는 나, 다른 직장에서 일하고 있을 수도 있는 나,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을 나. 하지만 그렇게 상상의 끝까지 가보면 결국 하나의 생각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았을지, 혹은 더 힘들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인생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지만, 동시에 선택의 결과를 끝까지 알 수 없는 여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 순간의 최선이라고 믿는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딛을 뿐이고, 그 선택들이 쌓여 지금의 하루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상상을 멈추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보면, 지금의 삶이 아주 특별하지는 않더라도 그럭저럭 괜찮은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화려하지도, 완벽하지도 않지만 나름대로의 의미와 온기를 가지고 있는 하루들이다. 어쩌면 인생이라는 것은 거창한 성공이나 실패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런 평범한 날들의 축적일지도 모른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해도, 결국 또 다른 고민과 또 다른 문제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의 나는 그 수많은 가능성들 가운데 하나의 길을 지나 여기까지 온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이렇게 생각해보기로 한다. 수없이 많은 ‘만약에’들 사이에서 결국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현재도 나쁘지 않은 선택의 결과라고. 그리고 그 생각만으로도 지금의 삶은 충분히 괜찮다고 믿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