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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인 Oct 02. 2022

수급으로 바라본 서울경기 생활권 시장분석 (22.7)


│수요, 뚜렷해지는 양극화 


아파트 매매 수요의 지표를 미분양으로 분석 (매매 수요증가 = 미분양감소)해보겠습니다.   


글을 쓰는 22년 10월 2일 기준 국토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전국 미분양 통계는 7월 자료가 최신입니다. 위에 그래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역대 서울 경기 생활권이 장기침체에 접어들었던 2008년 초에 비해 미분양이 쌓이는 양과 속도가 크게 작다는 것입니다. 2008년의 경우 1년 동안 1만 세대 이상의 미분양이 쌓였던 것에 비해 현재는 1년간 2천 세대 정도의 미분양이 증가한 상황입니다. 미분양이 없다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 속도와 폭이 과거에 비해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직 아니라는 것이죠. 위에 그래프에서도 볼 수 있듯 현재 미분양 수치는 역대급으로 작은 규모를 유지하며 여전히 강한 수요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조금씩이나마 증가하던 미분양 수치가 감소 추세로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전국의 부동산 시장이 상승에서 약보합으로 전환된 거시경제 악화(금리, 물가, 환율 동시 인상)라는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입니다.


좀 더 자세히 최근 6개월간 미분양 수치를 살펴볼까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약 2천 세대의 미분양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핵심지, 주요지까지 미분양이 발생하며 위험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다는 모습이었습니다만.. 다행히 7월 미분양 수치가 소폭 감소하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습니다. 서울 경기 지역의 미분양 위험 수치인 1.4만 세대를 기준으로 판단해보면 현재 3,400세대 미분양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수준일 수 있으나 2022년 경기도에 예정된 공급량이 적지 않아 미분양이 다시 증가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한발 더 들어가 입지별 미분양 비율을 분석해보면 전월대비 주요 지역 미분양은 2% 수준 줄어들었으나, 일반지역과 외곽지역의 미분양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진 결과로 판단됩니다. 지난 4~5년간 모든 지역의 분양시장이 활황이었던 것에 비해 이제는 청약시장에서도 좋은 입지, 좋은 상품으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죠.






│서울경기 상급지, 여전히 공급 가뭄 


22.10월 기준 분양이 완료된 입주물량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서울경기 통합 연간 적정물량은 세대수의 1.5%를 기준으로 약 13만 6천 세대입니다. 23년부터 25년까지 예정된 입주물량은 적정 공급량 대비 부족한 상황입니다.


단순히 공급의 양뿐만 아니라 질을 분석해보기 위해 급지별 공급비중을 보아야 합니다. 이상적인 공급비율은 핵심지역 15%, 주요 지역 14%, 중심지역 18%, 일반지역 25%, 외곽지역 18%, 최외곽지역 10% 수준입니다. 하지만 실제 예정된 입주물량의 공급비중을 보면 핵심지역 8%, 주요 지역 7%, 중심지역 8%, 일반지역 33%, 외곽지역 18%, 최외곽지역 25%입니다. 이상적으로 노른자 지역에 50% 수준의 공급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23% 수준의 공급만이 예정된 상황이죠. 상위 입지는 만성 공급 부족에 시달리지만 상대적으로 공급이 용이한 외곽 입지는 공급이 과잉될 수 있는 상황이라 앞서 미분양으로도 확인된 상급지, 하급지 간 양극화가 더욱 벌어지는 것 아닐까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향후 예정된 공급량을 더욱 자세히 살펴보면 왼쪽의 연평균 적정 공급량 대비 올해 공급이 다소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23)부터는 연평균 적정 공급량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될 예정입니다. 물론 1만 세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둔촌주공 재건축이라던지 범강남권에 아직 분양을 하지 않은 보이지 않는 공급물량(분양예정단지)이 대기 중이라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국내외 공급망 붕괴로 원재자 가격이 인상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라 건설사의 자금조달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있어 입주물량 급증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급의 질을 살펴보겠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양질의 입지에 양질의 아파트를 지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윤정부의 선언과 달리 25년까지 예정된 상급지의 브랜드 아파트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분양가상한제 현실화, 용적률 완화 등 여러 가지 당근을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공급물량을 살펴보면 이런 규제완화 정책들이 실제 양질의 공급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정비사업을 통해 핵심지역과 주요 지역의 공급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는 이상 상급지의 부동산 가치는 우상향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급, 종합 분석 


현재 서울 경기 생활권은 노른자 지역과 일반 지역의 수요와 공급 온도 차이가 분명하게 나고 있습니다. 미분양도 일반 이하 지역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고, 예정된 공급량도 부족하지만 일반 이하 지역에 몰려있는 상황입니다. 아래 계란생활권 지도를 기준으로 일반지역 이하에 입지에 투자를 고려하고 계시다면 일반지역의 미분양 수치가 줄어들거나, 투자를 고려하고 계신 지역의 대장 아파트 매매가가 회복될 때까지 보수적으로 판단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상급지 갈아타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입니다. 실거주보다 투자 측면에서 접근하시는 분들은 여전히 신고가가 나오고 있는 핵심지 보다 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되고 있는 주요지(잠실, 마포 등)의 대단지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인 생각 


앞으로 서울 경기 생활권의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살아있는 상급지부터 분위기가 반전되며 다시 한번 대세 상승을 할 수도 있고, 수요가 줄어들며 예정된 공급량까지 늘어나고 있는 외곽지역부터 서서히 침체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약세 원인은 무엇일까요?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물가, 금리, 환율이 동시에 오르고 있는 거시경제 3중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경제 3중고가 해결되는 시점은 러-우 전쟁이 종결되며 유가가 회복될 때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국의 상황을 보았을 때, 전쟁이 종결되며 에너지 공급망이 회복되는 시점은 내년 상반기 이후로 예상합니다.


개인적으론 금리와 물가가 안정되는 시점에서 서울 경기 생활권의 미분양과 공급량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보다는 반등에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미분양과 공급 분석에 집중하며 시장을 주시할 예정입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서울경기 계란생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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