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주인 Jan 09. 2023

우울하지만 집은 사고 싶어 (2)

종잣돈 마련을 위한 3가지


HIGHLIGHT




 우리 같은 거지들이 돈 모으려면

 3가지가 필요해.

 믹스커피, 철면피, 나라사랑카드
  




여정의 시작(2) -  대학교 앞 아파트를 가다(1)



- 졸업한 지 2년밖에 안돼서 그런가? 여전히 변한 게 없네,,?

부동산 책과 노트북을 들고 대학 시절 자주 다니던 정문 앞 카페에 자리를 잡고 어떤 루트로 임장을 갈지 계획을 세우는 중 귀에 익은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 형! 취직하면 공부도 좋은 곳에 가서 해야지 왜 아직도 여기서 서성거려요.. 물 흐리는지도 모르고?

대학 근처에서 취업준비 중이던 친한 동아리 동생과 학교 앞 카페에서 만났다.



- (잘되었다. 얘 데리고 가면 되겠네ㅋㅋㅋ) 너 요즘도 할 일 없지?! 같이 좀 가자


- 아니, 할 게 없는 건 맞는데 어딜 가요 갑자기? 목적지는 얘길 해줘야 따라가죠


- 아, 부동산 공부 중인데 평소 자주 보던 곳부터 임장 가보면 어떨까 해서


- 부동산이요? 임장은 뭐예요? 그리고 형이 돈이 어디 있어서 취직 2년 차에 부동산을 사요? 형 금수저예요?


- 무슨 금수저야, 내가 한부모가정에 불우이웃이라고 했어 안 했어?


- 그건 아는데, 가출하신 아버지가 엄청난 유산을 주고 가셨거나, 어머님이 엄청 부자이실 수도 있잖아요!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우리 학교 정문 앞에 저 언덕만 넘으면 바로 나오는 아파트가 하나 있어, 가까우니까 거기 한번 가보자. 걸어서 15분 컷이야


- 아니 빌라도 아니고 아파트를? 이 형 진짜 금수저 맞네...


- 알겠어? 우리 같은 거지들이 돈 모으려면 딱 세 가지가 필요해!


- 뭔데요? (이 형 또 무슨 헛소리를 하려고..)


- 믹스커피, 철면피, 나라사랑카드


- 그리고 넌 좀 형이 말하면 좀 듣는 척이라도 할 필요가 있어 자세가 안 돼 있다고.. 취업 가능하겠냐 지금 그런 자세로?


- 믹스커피는 이런 카페에서 사 먹는 커피를 줄이라는 거고.. 철면피랑 나라사랑카드는 뭐예요?"


- 철면피가 중요해.. 취직은 했지만 부모님 집에서 당분간 더 신세를 지며 두꺼운 낯짝으로 돈을 모을 용기가 바로 철면피지.  근데 돈은 안 모으고 철면피만 하면 안 된다? 우리 같은 미혼남들은 부모님과 같이 살면 일 년에 월급 80% 이상 모을 수 있다고! 이땐 부모님께 드릴 용돈도 너무 많이 드리지 말고 모든 혼을 갈아 넣어서 돈을 모으는 게 아주 중요해 그걸 위한 철면피란 말이지.


-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쪽팔리는 나라사랑카드는 뭐예요? 제대훈장도 아니고..


- 돈 모으려면 사회 초년에 차를 사면 안 돼. 차가 없으면 출근이랑 약속은 어떻게 가겠어?


- 지하철이나 버스 타야겠죠?


- 그때 필요하다 이 말이지. 이게 대중 교통비를 20%나 할인해 준다고! 엄청나지 않아?


- 거기까지 간다고요?


- 거기까지 안 가면 돈은 어디서 모을래? 나중에 엄마 아빠가 돈 없어서 나도 거지라고 남은 70년 동안 신세한탄만 할래?


- 아 이 형, 진짜 여전하네. 형 말 듣고 있으면 취직해도 나아질 거 하나 없을 거 같아서 슬프니까 얼른 아파트나 보러 가자고요.


- 아니 이게 진짜 중요한 거라니까? 소득의 크기는 중요치 않아! 얼마를 모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라고! 그리고 나라사랑카드가 없으면 어떻게 하면 되냐면...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내꿈은 BMW 차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