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멋지다

책을 읽는 엄마, 글을 쓰는 나

by 양정회

"엄마, 책 좀 읽어."

그때 딸은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선생님이 엄마도 책을 많이 읽냐고 물어봤단다.

"그래서 뭐라고 했는데?"

딸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엄마의 체면을 생각해 한 달에 한 권은 읽는다고 대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금 창피한 듯이 말을 흐렸다.


사실, 나에게 책은 수면제였다. 두 페이지도 채 읽기 전에 꾸벅꾸벅 졸았다. 이런저런 핑계로 책 읽기는 뒤로 밀렸다. 일 년에 두세 권 정도, 내가 생각해도 좀 창피한 일이긴 하다.


그러나 요즘 글 쓰기 공부를 하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다. 10분씩 여러 번 나누어 책을 읽고 매일 일기도 쓴다. 한 줄이라도 적어 보려고 노력한다. 평소에 책 읽은 게 없으니 내 글에는 늘 밑천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챌린지도 숙제하듯 떠밀려서 그날그날 채워나기가 급급했다.

'Wanted', 독자가 원하는 글은 늘 뒷전이었다.


오후에 교보문고에 들렀다. 어제 글쓰기 정규 수업에서 정원희 작가가 한 말이 생각났다.

한 달에 한 번은 꼭 오프라인 서점에 꼭 가보라고 했다. 요즘 독자들이 어떤 키워드를 좋아하는지, 어떤 표지가 눈길을 끄는지 눈으로 직접 봐야 감각이 생긴다고 했다.

그 말대로 베스트셀러와 신간 코너를 천천히 둘러봤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내 공저 두 권이 꽂혀 있는 서가 앞에서 괜히 한 번 더 발걸음을 멈췄다. 책이 내 이름을 달고 거기 그 자리에 있는 광경은 언제 봐도 기분 좋다.


정규 수업 추천 도서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을 검색했지만 재고가 없다고 뜬다. 하는 수 없이 근처 알라딘 중고서점으로 갔다. 거기에는 새 책처럼 깨끗한 중고가 두 권이나 있었다. 가격도 저렴하다. 정가 15,000원짜리를 8,000원에 샀다.


요즘 나는 '책 읽는 엄마', '글 쓰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 생각해 보면 글감은 늘 내 주변에 가득했다. 다만 내가 게을러서 못할 뿐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게 없다.

꾸역꾸역 이어가는 21일 챌린지도 초고가 있기에 퇴고를 거쳐 전자책이 된다.


지난번에 딸이 교보앱에서 내 이름을 검색해 보고 캡처 화면을 보내왔다.

"엄마 이름 검색하면 책 두 권이 떠."

흥분한 목소리가 그대로 문자에 실려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줄.

"우리 엄마, 멋지다."

그 문장을 보는 순간, 예전에 들었던 "엄마, 책 좀 읽어."라는 말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아직은 초보지만, 공저와 전자책에 이어 언젠가 단독서까지.

그날을 상상하며 오늘도 글을 씁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멈추지 않는 마음이 결국 길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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