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가 여행이라면
짝꿍과 2박 3일, 7번 국도 여행에 올랐다.
나는 동해를 좋아한다. 맑은 날씨, 탁 트인 수평선, 거침없이 밀려오는 푸른 물결.
그 바다가 어느새 우리 가슴속으로 쑥 밀고 들어왔다. 일상의 잡념까지 싹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영덕에 도착해 먼저 삼사해상 산책로를 걸었다. 바닷바람이 뺨을 스쳤다. 겨울 끝자락의 바람이지만 그리 차갑지 않다. 멀리서 봄이 오고 있는 걸까. 바다는 늘 같은 자리에 있지만, 계절의 기척은 파도 결마다 다르게 실려 온다. 우리는 그 기척을 읽으며 천천히 걸었다.
점심은 영덕 대게다.
대게가 나오기 전, 물미역과 문어볶음이 먼저 상을 채웠다. 젓가락이 자꾸 간다. 바다향이 입안에 번진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대게 다리를 발라 먹고, 게딱지에 밥을 비벼 한 숟갈 떠먹으니 짭조름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바다 전망 식당에서 먹는 대게는 그 자체로 여행의 클라이맥스다.
배도 마음도 채우고, 우리는 다시 7번 국도를 따라 달렸다. 창밖으로 바다가 계속 따라온다.
삼척에 도착했다. 오늘 숙소는 쏠비치 삼척. 오션뷰 객실이다.
창밖으로 백사장이 펼쳐지고, 멀리 촛대바위가 우뚝 서 있다.
지중해를 닮은 산토리니 광장에서 사진도 찍었다. 푸른 하늘과 흰 건물, 그리고 동해의 푸름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만든다. 소화도 시킬 겸 짝꿍과 백사장과 해안 산책로를 걸었다. 발밑의 모래는 부드럽고 파도는 일정한 리듬으로 밀려왔다.
다음 날 아침, 숙소 앞 산책로를 다시 걸었다. 푸른 바다, 파도 소리, 데크길을 따라 늘어선 소나무, 그 사이로 들려오는 새소리. 몸의 긴장이 하나씩 풀린다. 숨이 길어지고 생각이 느려진다. 오로지 나만의 시간. 일상을 벗어나 자연과 나란히 서는 이 시간이 참 귀하다.
여행은 계속된다. 다음날 또 길을 떠난다. 속초 라마다에 짐을 풀고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러 갈 계획이다.
7번 국도를 달리며 나는 깨닫는다.
오늘 하루라는 길 위에서 나는 바다를 곁에 두고, 숨을 고르며, 조금 더 나답게 가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