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에 여행
두려움이 없다면, 다시 떠나고 싶은 여행지는 튀르키예 카파도키아다.
12년 전, 예전 직장 동료들과 튀르키예 일주 여행을 했다. 수도 앙카라를 시작으로 카파도키아, 콘야, 시데, 안탈리아, 파묵칼레, 에페소, 이즈미르, 그리고 이스탄불까지 이어진 여정이었다.
그 많은 도시 중에서도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 타기는 지금도 가장 선명하게 남아있다.
사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 스카이워크나 유리잔도, 패러글라이딩은 생각만 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다.
앙카라에서 카파도키아로 이동해 동굴 숙소에 머물렀다. 저녁에는 항아리 케밥을 먹고, 동굴 극장에서 터키 전통 춤 벨리댄스를 관람했다.
그리고 다음 날, 카파도키아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열기구 체험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지만, 무엇보다 무서울까 봐 망설였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하는 마음에 결국 예약을 했다. 말 그대로 “에라 모르겠다.” 그냥 저질렀다.
다음 날 아침 여섯 시, 숙소 앞에서 대기 중이던 버스 타고 열기구 타는 곳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호텔 조식 못지않은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열기구는 동트기 전 한 타임만 운영된다고 했다. 여러 업체의 열기구가 같은 시간에 일제히 떠오른다. 열기구가 뜨기 시작하면 서로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마침내 우리가 탄 대바구니가 땅에서 떨어졌다. 머리 위에서는 불기둥이‘지지직’ 소리를 내며 타올랐고, 저 멀리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수십 개의 열기구가 하늘을 가득 채웠다. 우리도 그들 속으로, 점점 높이 올라갔다.
막상 떠오르자, 신기하게도 전혀 무섭지 않았다.
발아래로 펼쳐진 괴암 괴석과 바위 협곡, 그리고 동굴 도시의 풍경은 마치 다른 행성에 와 있는 것 같았다.
그 열기구에 오르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다.
함께 간 동료 일곱 명 중 열기구를 탄 사람은 나를 포함해 단 세 명뿐이었다. 날씨가 좋아야만 탈 수 있는 체험이기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언젠가 다시 그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카파도키아의 하늘 위에 서 보고 싶다.
그 시절,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한창 유행하던 때였다. 시데나 안탈리아 골목길을 걷다 보면,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카페테라스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어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우리도 함께 춤을 추며 신났던 일이 생각난다.
아마도 언젠가는
두려움을 잠시 내려두고 다시 그곳의 하늘을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