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하루'
오늘의 하루.
요새 주말에는 새벽에 잠이 일찍 깨거나 깊게 자지 못하고 아침이 돼서야 조금 잠이 드는 것 같다.
오늘 하루를 기록해 보려고 한다.
새벽 4시쯤 눈이 떠졌고 이후로 졸린데도 이상하게 잠을 자지 못했다. 그러고 나서 엄마의 새벽 출근을 배웅해 드리고 키우는 고양이가 당뇨가 있어서 새벽 7시 30분에는 인슐린 주사를 시간 맞혀 놓아야 한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3시간 정도 잠을 잔 것 같다. 일어나서는 동생과 함께 간단한 점심을 먹고 설거지와 청소기를 돌리며 집안일을 했다.
그리고 오후 3시쯤 엄마가 퇴근하셔서 같이 장을 보러 가자고 하셨다. 요새 또 한 가지 이런 편안한 삶이 좋아진 것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 장도 같이 보러 가고 소소한 시간들을 보내며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있다. 가끔 되게 신기하기도 하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요즘이 제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 같아서 죄송하기도 하고 이제라도 조금이나마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나는 너무 좋았다.
먼저 일정이 생각보다 타이트했다. 원래는 엄마와 함께 운동을 하러 가려고 했는데 바깥 일정이 많아 오늘은 운동을 가지 못했다.
집 근처에는 마트가 없어서 20분 정도 걸어가야 시장, 마트, 가게들이 있는 변화가가 나온다. 오늘은 그래도 생각보다 날씨가 많이 풀려서 걸으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한동안 영하권의 날씨였다가 조금 영상이 되었다고 해서 이렇게 따뜻하다고 느끼다니 뭔가 재미있었다.
먼저 다이소를 들렸다. 이것저것 구경하고 필요한 것을 구매하고 쭉 걸어 올라가서 엄마의 렌즈를 바꾸러 렌즈 가게에 갔다. 주기적으로 바꿔줘야 되는데 엄마도 바쁘신 나머지 잘 안 보이고 나서야 렌즈 가게에 가신다. 같이 렌즈를 구경하고 골라주고 하는 모습이 사실 처음이었다. 엄마와. 뭔가 진짜 나이 들면 엄마와 친구가 된다는 말이 문득 떠올랐다. 좋았다. 친구들과 노는 것처럼.
그러고 나서 핸드폰 가게에 가서 엄마 핸드폰의 액정을 바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장에 갔다. 요새는 이전에 비해서 시장에 자주 가는 것 같다. 시장 안의 느낌을 나는 좋아한다. 뭔가 사람 사는 세상 같고 밖은 여전히 번화가와 점점 발전해 나가는 디지털 세상 같다면 시장 안에는 유일하게 고유의 사람의 세상을 담고 있는 잠시 시간이 멈춘 곳 같다.
엄마와 이것저것 장을 보고 구경하다가 호떡집이 있었다. 생각보다 집 근처에 붕어빵이나 호떡 같은 겨울 간식 파는 곳이 없어서 늘 아쉬웠는데 오늘 갑자기 뭔가 먹고 싶었다. 엄마와 방금 튀긴 꿀 호떡을 종이컵에 하나씩 받아 냅킨으로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걸어오면서 먹는데 그 순간이 새삼 행복했다. 정말 큰 것 아닌데, 왜 그렇게 가는 순간이 그리 행복했을지. 손은 시려서 끝은 빨개지고 시장 짐으로 팔도 아플 법 한데 그냥 엄마와 같이 걸어오는 그 차가운 시원한 바람과 호호 불어서 꿀이 뜨거울까 조심스럽게 한 입씩 먹어보는 엄마와 나. 진짜 유독 2025년 연말과 2026년이 돼서 정말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나 자신이 신기하고 이렇게 무언가를 특별하게 하지 않아도 소소한 행복으로 가득하게 하루하루를 채워나가고 싶다.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 후회 없는 가치 있는 삶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그럼 다음 주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