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에세이 23

'나른함'

by hjc letter

그런 날이 있다. 별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상하게 눈이 스르륵 감기는 날.


나는 특히나 일 끝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그럴 때가 많다. 퇴근하고 나오면 한 낮이기 때문에 해가 제일 높이 떠있어 어떤 시간대보다 날이 좋은 날에는 따사로운 햇볕을 느낄 수 있다.


마치 고양이가 햇빛을 맞으며 잠을 청하는 것처럼 몸이 햇볕에 취해 사르륵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그렇게 햇빛에 몸을 맡기고 가만히 눈을 감아본다. 마치 요람 속에 아기가 된 듯이 온몸이 포근한 느낌에 안겨있는 듯하다.


매일 그 순간이 행복하다. 이렇게 편안하게 있는 순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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