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이 사는 10가지
우리 집엔 없는 것이 많다.
자세히 얘기하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생활하면서 하나둘씩 없애나 갔다. 남들은 아니 이게 없어? 하는 황당해하는 것들도 많이 있는데, 정말로 없거나 많은 것들을 하나로 대체해서 충분히 잘살아지고 있다.
모든 이들이 이것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나처럼 물건으로 인해 짜증이 뒤섞이지 않는 단순하고 심플한 삶을 살고 싶다면 이를 적극 추천한다.
1. 시계
벽걸이, 탁상시계가 없다. 시간은 핸드폰으로 체크한다. 엥? 그럼 시간이 궁금할 땐 핸드폰을 일부러 켜서 봐야 하잖아? 맞다. 핸드폰을 일부러 키는 수고로움이 있더라도 시계를 가지는 것이 싫었다. 우리 집에 있는 모든 물건은 관리할 자신이 없으면 절대 들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시계는 주기적으로 닦아주고 건전지도 갈아주어야 하는데, 이런 관리의 압박감이 더 싫었다.
2. 수건
엄밀히 말하면 여러 장의 수건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 수건은 1인 1개씩만 소유한다. 작은집에서 살기 때문에 건조기도 없고, 건조대를 펼쳐 놓을 자리도 부족해서 수건을 매번 세탁해서 건조하기에도 벅차다.
하루에 한 번씩 샤워를 마친 후 물기를 닦는데, 축축한 수건은 매일 햇빛이 있는 창가에 건조한다. 그리고 3일에 한 번꼴로 세탁기에 돌린다.
더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 기준으로는 피부병이 안 생기면 그만이다. 나는 선천적으로 예민한 피부를 가지고 있고 아토피도 있다. 한 수건으로만 사용한 지가 1년이 넘었고, 피부질환이 생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대신 수건은 1년마다 갈아줄 생각이다. 사실 수건을 위생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6개월이 지나면 바꿔주어야 한다고 한다.
3. 욕실매트, 주방매트, 카펫
샤워 후 머리부터 발끝까지 수건하나로 욕실에서 닦고 나온다. 특히 욕실매트는 자주 세탁이 어려운 물건 중 하나다. 세탁이 어렵고 관리가 힘들다면 없애보자. 요즘은 물기를 흡수하는 털이 없는 매트도 나오는데, 결국은 습기가 차서 끔찍한 벌레들이 생긴다는 후기들을 보았다.
4. 욕실 슬리퍼
우리 집은 샤워실이 분리되어 있는 욕실 구조다. 세면대공간은 바닥까지 건식으로 사용 중이기 때문에 욕실 슬리퍼가 필요 없다. 욕실슬리퍼는 주기적으로 세척하거나 세워서 말리지 않으면 슬리퍼 바닥에 곰팡이가 생긴다.
4.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건강한 음식을 요리하기 위해서는 전자제품이 필요하지 않다. 가열하지 않아도 충분히 프라이팬 또는 냄비로만 만들 수 있다.
5. 전기밥솥
냄비에 햇반을 데워먹거나 쌀이 있으면 냄비밥을 해 먹기 때문에 작은 전기밥솥조차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전기밥솥 또한 전자제품이므로 위에 쌓인 먼지를 닦아주기도 하고, 안에 있던 밥통도 세척해주어야 하며 전기료도 나간다.
6. TV
TV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들이지 않았다. 보고 싶은 TV프로가 있다면 핸드폰이나 노트북으로 직접 찾아서 시청한다.
7. 여름침구
포근한 이불을 좋아하므로 사계절 내내 구스이불을 덮는다. 여름엔 에어컨을 틀기 때문에 집안에선 오히려 춥다.
8. 휴지통
휴지통도 주기적으로 닦아주거나 세척해야 하는 물건 중 하나로, 휴지통을 세척하는 것이 불쾌하게 느껴져서 들이지 않는다.
9. 수납가구, 수납바구니
수납가구와 수납바구니가 있을수록 물건의 보관이 용이해지기 때문에 물건이 늘어난다. 그리고 나는 성격상 가구에 있는 모든 물건을 다 꺼내어 주기적으로 닦아주는데 이러한 시간을 들이지 않기 위해 추가하지 않는다.
10. 샴푸, 바디워시, 폼클렌징, 핸드워시, 샤워볼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누를 손에 묻혀 거품을 만들어 씻는다. 비누로 씻으면 좋은 점은 무엇보다 샤워가 간편하며, 샴푸와 바디워시로 씻을 때보다 훨씬 개운하게 느껴진다. 나갔다 들어와서 생긴 세균과 먼지를 씻는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샴푸와 바디워시는 개운하게 씻기는 느낌은 비누와는 차원이 다르다.
또 얼굴에 트러블이 잘 생기던 나는 전에는 클렌징오일과 폼클렌징을 사용했었다. 이제는 클렌징오일을 사용하고 비누로 세수를 하는데 여드름이 잘 생기지 않는다는 엄청난 특이점을 발견했다. 또 항상 돌아가면서 다 쓴 제품을 구매하기에 바빴었는데, 지금은 비누만 구매하면 되니 욕실이 굉장히 단순해졌다. 비누로 인해 뻣뻣하고 엉키는 머릿결은 트리트먼트 제품을 사용하거나 머리를 말린 후 천연오일을 바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