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여전히 괜찮지 않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중이다

by 새벽

여전히 괜찮지 않은 날들이 있다. 이제는 좀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예전과 비슷한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



괜찮아진 줄 알았던 마음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처럼 느껴질 때. 그럴 때 나는 잠깐 멈춰 서게 된다.


나는 아직도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걸까. 나는 왜 완전히 괜찮아지지 못하는 걸까. 그 질문들은 여전히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 순간이 오면 모든 게 다시 무너졌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버텨온 시간들이 의미 없어진 것처럼 느껴졌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괜찮지 않은 날이 다시 온다고 해서 내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건 아니다.



나는 이미 많은 날들을 지나왔고 많은 순간들을 버텨왔고
그 시간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감정이 다시 올라왔을 뿐이다.



사람의 마음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조금 나아졌다가, 다시 흔들리고, 또 다시 괜찮아지는 시간을 반복한다.



그게 이상한 게 아니라 그게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해보기로 했다.



괜찮아지려고 애쓰지 않기로. 대신 괜찮지 않은 상태 그대로 하루를 살아보기로 했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어도, 마음이 여전히 불안정해도,
그 상태로도 하루를 끝낼 수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의 나는 완전히 편안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너진 것도 아니었다. 그저 조금 흔들리는 상태로
하루를 지나가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우리는 자꾸
완전히 괜찮아져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쩌면 괜찮지 않은 상태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 그걸 조금 믿어보기로 했다.


여전히 괜찮지 않지만 그래도 살아가는 중이라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멈추지 않고 있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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