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2.
혼자하는 여행에 익숙하다 보면 둘이나 셋이 하는 여행은 조금은 힘들때가 있다.
혼자는 오롯이 나만 생각하며, 내가 느끼고 싶고, 내가 먹고싶은대로 움직이면 되지만, 혼자가 아니면 서로가 서로를 배려해야만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첫 해외 여행에서 있었던 동행자의 싸움을 얘기 해보고자 한다.
2005년 10월 기숙사 친구들과 같이 우리들만의 졸업 여행을 가자며 태국을 가기로 했다.
각자 집에는 학교에서 가는 졸업 여행이라고 하얀 거짓말을 하고, 태국 자유 해외여행 계획을 세웠다.
넷다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여권발급부터 해야했다. 여권사진을 찍고, 여권을 발급 받고,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숙소를 예약했다.
20년 전 여행이라 그때는 핸드폰도 스마트폰이 아니라 우리는 전자사전을 챙겼었고, 태국 해외여행 책자를 챙겼었다. 그리고 비행기 티켓은 모두 이메일로 바우처를 받아 출력해갔었고, 숙소도 바우처를 이메일로 받아 출력해갔었다. 지금은 진짜 핸드폰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 얼마나 편한 여행인가 싶다.
그때 같이간 친구들은 나를 포함해 4명이었고, 숙소는 한방에 2명씩이라 기숙사에서도 룸메이트인 M과 J가 한 방을 썼고, 나는 A와 한 방을 썼다.
태국에 도착해 둘째날 이었던걸로 기억한다. 넷다 계획없이 무작정 숙소를 나와 걸었던거 보니 그때 모두 P였나 보다. 어제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까지 오던 길을 복기하며 어디에 뭐가 있었던거 같다. 하며 서로 잘 모르는 길을 헤매며 다닐때 였다.
날은 더웠고, 배는 고팠고, 낯선 이국땅에서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상태였다. 음식점을 찾고 있었는데 J가 어제 이쪽 골목에서 그 음식점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M이 무슨 근거로 거기에 그 음식점이 있는거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따지듯이 묻는 M의 말에 J도 화가 났다. 너도 나도 모두가 여기가 처음인데 근거를 대라는 말이 가당키나 한가. 그냥 J의 기억이 그러해서 말한건데 말이다. 서로의 날선 말들이 오간 그 순간 M과 J가 서로 팟타야 한 가운데서 폭발했다. 그리고 서로 등을 돌렸다. A는 M을 따라 등을 토닥였고, 나는 J를 따라 등을 토닥였다. "우리 싸울때가 아니다. 우리 넷은 여기가 처음이고 말과 문화가 다른 타국땅에서 서로 싸우면 안된다." 하며 서로가 토닥여 일단 근처 큰 마트가 보여 들어갔다.
마트 안은 시원했고, 우리의 더위는 조금 가셨다. 이때 마트안 가판대에서 팔고있던 볶음 누들을 사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아직까지도 그 맛을 잊지 못해 가끔 그 볶음 누들이 먹고싶어질 때가 있다.
어쨌든 우리는 그렇게 볶음 누들로 허기를 좀 채웠고, 마트의 에어컨으로 더위를 식혀 서로의 기분 또한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은 생겼다. 그 후 둘이 살짝 데면데면 하긴 했지만 금방 풀었고, 우리의 태국 졸업 여행은 계속 할 수 있었다.
여행은 인원이 많을 수록 재미도 있지만 그만큼 힘도 든다. 나만 생각할 수 없고, 나는 배가 고프지만 다른사람은 안고플 수 있고, 나는 이걸 하고싶지만 다른 사람은 이걸 안하고 싶어할 수 있기때문이다.
사실 이때는 초보 여행자였던지라 그냥 친구들끼리 가는거면 다 재밌었다고 생각했다.
친구들과의 여행, 가족들과의 여행, 혼자만의 여행, 애인과의 여행 등등 을 겪고 난 후 나는 제일 선호하는 여행은 혼자 하는 여행이다.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최대한 혼자 하는 여행을 추천한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며, 오롯이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할 수 있는 혼자 하는 여행.
많은 여행을 경험 할 수록 어디를 여행하느냐 보다, 누구와 여행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을것이다. 그러니 경험하라!! 경험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