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비오사꽃 같이

by 시절화


혼자가 익숙하면서도, 그 익숙함이 싫다.

더는 기다리고 싶지 않다.

내 안의 무한한 애정을 시험해보고 싶을 뿐,

그 애정이 누구도 기다리게 하지 않길 바란다.


아무렇지 않은 척 수많은 날을 흘려보내다가도

어떤 날엔 분노가 치민다.

왜 나만, 이토록 나만 이런 생각을 해야 하는지

억울함과 원망이 겹겹이 쌓인다.


그 마음을 어디에도 두지 못한 채

또 고이 접어 넣는다.

그리고 다른 날엔 또 아무렇지 않게 웃는다.


꽃잎의 흔적이 매일 다르게 남듯

우리 마음도 그날의 결에 따라 달라진다.

중심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겹겹의 잔결은 작은 상처까지 기억한다.

그 깊은 슬픔을 품고도

결국 다시 피어오른다.


그래서 나는, 피어오르는 순간을 오래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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