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낭만, 새해 아침

by 시절화

어둠을 뚫고 첫 해를 기다리는 마음이 가득하다.

차가운 공기에 코끝과 손끝이 알싸하게 시려오지만,

해변가에 모인 사람들의 눈만큼은 단단하고 반짝여 보였다.


누군가는 지난날의 후회와 미련을 씻어내기 위해,

또 누군가는 다가올 내일의 나를 뜨겁게 응원하기 위해 각자의 설렘을 품었을 것이다.


추위 속에서도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는 건, 결국 단 하나.

어제와는 다른 오늘의 태양이다.

저마다 품은 사연의 빛깔은 다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 모두 마음속에 '기대'라는 작은 씨앗 하나씩은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터운 구름 위로 붉은 빛을 일렁이다 마침내 해가 떠오를 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여기저기서 "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같은 타이밍에 한 곳을 바라보며 탄성을 내뱉는 순간,

우리는 이 짧은 찰나의 낭만을 함께 했다.


붉게 솟아오르는 첫 해를 보며 빌었다.

내 마음속의 나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간절한 마음들을.

이곳에서 함께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해를 기다린 모든 이들의 한 해가


조금 더 다정하고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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