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온기

by 시절화

가끔 세상은 회색빛처럼 차갑게 느껴질 때가 있다.

차라리 명확한 흑이나 백이었다면 마음이 덜 복잡했을까.


이 서늘한 공기 속에서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타오르는 듯한 노란 단풍잎을 마주할 수 있다면 좋겠다.

새까만 밤의 배경 아래, 샛노란 잎들이 가지마다 가득히 매달린 풍경.


가로수길 위로 소복이 쌓인 그 잎들을 보며,

우리는 비로소 가을이 왔음을 실감한다.


잠시 입꼬리를 살짝 올릴 정도의 여유. 우리에겐 그 사소한 틈이 필요했던 것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눈부시게 반짝이고 화려한 것보다,

수수하지만 다정한 온기가 느껴지는 '사람 냄새' 나는 풍경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소한 행복을 발견할 줄 알고, 그것을 온전히 누릴 줄 아는 마음.

그 마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입가에 미소가 번지듯,

우리는 오늘도 차가운 현실 이면에 숨겨진 따뜻함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하루도 고생많았던 나를 토닥여주자.

필요없는 메모지를 구겨버리듯 나를 버리지 말고,


오늘 당신의 마음엔 어떤 풍경이 있었나요?

기억하고 소중하게 담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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