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king Grass — 흔들림이 말해주는 것들
오늘의 탄생화는 퀘이킹 그라스(Quaking Grass).
‘떨리는 풀’, 혹은 ‘흔들림 있는 풀’을 뜻한다.
꽃말은 ‘흥분’, 마음의 떨림이다.
나는 늘 긴장감을 크게 갖는 편이다.
작은 일에도 몸과 마음이 먼저 반응한다.
그래서 잘못한 것도 아닌데도
“그만두겠습니다”라는 말을 꺼내는 게 제일 어렵다.
관계는 잘 맺으면서도 끝맺음은 서툴다.
건강한 이별을 해본 적이 없어서일까.
내가 먼저 떠나려 하면, 사람들은 쉽게 “안녕”을 건네지 못했고
결국 여러 이유를 꾸며내며 어색한 상황들이 만들어지곤 했다.
이번 퇴사도 그랬다.
직장인은 누구나 마음속에 사직서 한 장쯤 품고 산다지만
나 역시 오래전부터 퇴사를 생각해왔다.
내가 보내는 시간이 과연 경력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결국 좋지 않은 사건으로 마무리되었고,
나는 마지막 근무일까지 흔들리는 마음으로 출근했다.
“너 없으면 안 돼”라던 사람들은
어느새 내 흔적을 서둘러 지워내기 시작했다.
내가 곁에 있는데도, 발자국을 지우듯 흔적을 없애는 모습에서
나는 내가 꽤 중요한 사람이었구나, 동시에 필요 없는 사람이 되었구나 하는
양가적인 마음을 느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숨 막히는 긴장 속에서 하루를 버텼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내가 죄 지은 사람처럼 있어야 하나,
스스로에게 물으며 조금씩 내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짐을 하나둘 치우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불안과 떨림은 서서히 설레임으로 바뀌었다.
“드디어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겠구나.”
그 생각 하나로 숨이 트였다.
약 2년만의 팀장 자리는 나에게 너무 버거웠다.
책임과 부담, 그리고 당연함이 족쇄처럼 채워져 있었다.
깨끗해진 책상을 바라보니
드디어 그 족쇄가 풀어지는 기분이었다.
떨리던 감정은 새로움을 향한 설레임으로 바뀌었다.
흔들렸던 시간 덕분에,
나는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잘 견뎌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