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지마세요

9월 23일 탄생화: 물망초 (Forget-me-not)

by 시절화

9월 23일의 탄생화는 물망초(Forget-me-not).

꽃말은 진실한 사랑, 추억, 나를 잊지 마세요.


나는 봄이 오기 직전의 겨울을 싫어하면서도 좋아한다.
차가운 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했지만,
곧 따뜻해질 계절을 기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계절 절화 중에서도 겨울 절화를 유독 좋아하던 나는
꽃을 손질할 때마다 마음속에 이미 봄을 기다리는 설렘이 가득했다.


꽃시장을 가면 작고 여린 꽃들을 자주 샀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물망초였다.
겨울 끝자락, 꽃시장에서 마치 “겨울을 잊지 말라”는 듯
하늘빛 물망초가 고개를 내밀곤 했다.


아주 작은 별 모양의 꽃.


툭 치면 우수수 떨어질 듯 연약하면서도,
그 모습만으로 마음을 붙잡아두었다.


꽃집을 하던 시절, 나는 물망초를 자주 손에 쥐었다.
물망초는 포장지 속에서도 금세 우수수 떨어지곤 했지만,
줄기마다 작은 꽃망울들이 하나씩 다 피어나곤 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레 만져야 했고,
그 소중함이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았다.


나는 늘 누군가의 기억 속에
좋은 사람으로 오래 머무르고 싶어 했다.
그 마음이 딱 물망초의 꽃말과 닮아 있었다.


혹시나 잊힐까 두렵던 어느 겨울,
나는 물망초 꽃다발을 건네며 말했다.


“이 꽃말은 ‘나를 잊지 마세요’예요.”



그 덕에 나 또한 그때의 마음과 그 사람을 잊지 못하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고, 잊히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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