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변호사 | 법무법인 선린
최근 몇 년 사이, 전세사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공인중개사는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자주 제기됩니다.
특히 다세대주택의 경우, 구조적으로 다가구주택과 다른 법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임차인의 보증금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중개인의 설명의무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먼저, 개념을 구분해야 합니다.
전유부분: 한 건물 내에서 독립된 호실로, 개별 등기가 가능합니다.
다가구주택: 여러 세대가 살지만 등기상 ‘하나의 단독주택’으로 등록됩니다. 즉, 집 전체가 한 명의 소유자에게 귀속되고, 세대별 등기는 없습니다.
다세대주택: 각 세대별로 등기가 가능한 구조로, 임차인이 계약하는 호실이 법적으로 독립된 소유권 단위로 인정됩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용어상의 구분이 아니라, 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2021년, 수원 권선구의 한 5층 다세대주택(17세대 규모) 에서 임차인 A씨는 보증금 1억 4천만 원으로 전세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건물 전체에는 이미 1,440,000,000원의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중개사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단순히
“채권최고액 14억 4천만 원, 근저당권자 H은행”이라는 문구를 기재했을 뿐,
각 호실별 위험도나 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해당 건물은 6개월 후 경매로 넘어갔고,
감정가 27억 원대의 건물은 17억 원에 매각되었습니다.
A씨는 보증금 중 2천여만 원만 배당받고, 1억 원이 넘는 손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공인중개사에게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에 대한 상세한 확인·설명의무가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전문가로서의 주의의무가 있으며,
임차인이 계약 전 보증금 반환 위험을 판단할 수 있도록
시세·근저당권의 존재와 채권최고액을 면밀히 설명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세대주택의 경우, 건물 전체의 시세가 아닌 개별 호실의 시세를 기준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또한, 건물 전체에 공동근저당이 설정되어 있다면
각 호실이 부담하는 채무 비율 및 예상 배당금 규모까지 설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공인중개사가
“다가구 형태로 오인하게 할 정도로 불명확하게 설명했다”고 지적하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17세대 다세대 건물에 공동저당 14억 4천만 원이 설정된 상황이라면,
중개인은 단순히 금액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임차인이 계약 전 위험을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안내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G호실의 시세가 1억 7천만 원이고
공동저당권으로 각 호실이 부담할 금액이 약 8,400만 원이라면,
임대보증금 1억 4천만 원을 걸 경우 실제 회수 가능한 금액은 약 1억 1,900만 원 수준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인중개사는 거래를 중개하는 위치이지만,
법적으로는 전문가로서의 주의의무를 부담합니다.
단순히 등기부를 보여주는 것으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공동저당권의 범위
선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총액
각 호실별 시세 대비 담보 위험도
이러한 정보는 임차인이 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판단 요소입니다.
공인중개사는 거래의 중간자일 뿐 아니라,
임차인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특히 다세대주택처럼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
단순히 “확인서에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임차인 역시 계약 전 중개인에게
저당권, 선순위 보증금, 각 호실 시세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설명서를 반드시 교부받아 확인해야 합니다.
전세사기를 막는 첫 단계는,
설명하지 않은 책임과 확인하지 않은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김상수 변호사 | 법무법인 선린
계약서만큼 중요한 건 ‘질문’입니다.
서류만 믿지 말고, 중개사에게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 규모와 임대 현황을 꼭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