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을 빼고 케이팝에 남은 것은

by 나사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대성공은 케이팝이라는 장르에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중요한 특질을 부여한다. 그 특질은 바로 메시지성이다. 영화가 큰 인기를 끈 데는 주인공들이 부른 음악이 큰 역할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2025년 10월 기준으로, 대표곡인 <골든Golden>은 8주 연속 빌보드 핫100의 1위를 차지했으며, 영화 OST로서는 역대 8위의 최장 기록을 세웠다. (https://www.billboard.com/lists/huntr-x-golden-number-one-hot-100-eighth-week/longest-leading-movie-songs-2/) 아울러 100만장 이상 판매되며 빌보드 플래티넘도 수여됐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영화로 인해 케이팝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고백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여기서 질문은 시작된다. 케이팝이란 무엇인가. 이 영화는 한국계 미국인 제작진이 일본 소니픽쳐스를 통해 만들고 미국의 플랫폼이 유통했다. 심지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케이팝은 대부분 영어 가사다.

아직도 케이(K)가 ‘우리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다. 케이팝은 이제 한국만의 것이 아니게 됐다. 케이는 이제 ‘코리안Korean’이 아니라, ‘한국적인 어떤 것Koreaness’라고 받아들여야 한다.


케이팝은 이미 두가지 측면에서 ‘한국’의 정체성에서 확대됐다. 먼저 언어다. 대다수의 케이팝은 일부, 심지어 가사 전체에 영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당초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영화는 물론, BTS의 <Butter>나 <Dynamite>는 아예 모든 가사가 영어다. 반드시 한국어가 아니어도 케이팝임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KBS 뉴욕 특파원 출신 김철우(2021)는 케이팝이 ‘팝’의 성격을 강조하며 아예 처음부터 본고장인 미국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제작이나 영상에서 특정 공간적 배경에 국한되지 않는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경우, 낙산공원이나 남산, 한강, 북촌 한옥 마을 등이 나오지만 이는 그저 문화적 모티프일 뿐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대중은 이 영화에 수록된 대표곡들이 장르상 케이팝임이라고 받아들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수록곡들에는 ‘한국적인 어떤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청자에게 공명하는 메시지다.


이러한 케이팝의 메시지성은 최근 미국 대중음악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팝의 원류는 미국이지만 최근의 케이팝은 보다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Golden>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이유도 이 때문이다. 노래의 가장 하이라이트인 <I’m done hiding/ now I’m shining/ Like I born to be/ …/ We’re going up up up/ it’s our moment/…gonna be gonna be golden>은 자아 통합과 실현, 자기애를 자극하며 세계인들에게 공명했다. 반면, 미국 팝은 1980년대 이후 상업성과 오락성, 흥행 구조 등에만 초점을 맞추며 내러티브를 통한 청자의 공감을 얻는 데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다.


즉, 케이팝이 갖는 메시지는 단순히 음악이 지닌 감각적 즐거움이나 리듬적 쾌감이 아니라, 곡과 가사 속에 담긴 목적 있는 의미, 다시 말해 누군가에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와 담론을 가리킨다. 메시지는 소리(sound)와는 다르다. 소리는 물리적 차원에서 청각을 자극하지만, 메시지는 인식의 차원에서 청자의 마음과 사고에 직접적으로 호소한다. 결국 케이팝은 음악의 오락성을 넘어 팬덤과 함께 메시지를 재생산하고 문화적 의미를 전지구적으로 창출하는 능동적 문화권력으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김철우. (2021). K-POP 성공방정식.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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